“차기 대통령, 세종의 소통-관용 리더십 본받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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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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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정치외교사학회 학술회의

27일 서울 연세대에서 ‘21세기에 다시 보는 한국과 세계의 스테이트크래프트와 통치 리더십’을 주제로 학술회의가 열렸다. 사회자로 나선 김영작 국민대 명예교수(가운데)가 발언하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27일 서울 연세대에서 ‘21세기에 다시 보는 한국과 세계의 스테이트크래프트와 통치 리더십’을 주제로 학술회의가 열렸다. 사회자로 나선 김영작 국민대 명예교수(가운데)가 발언하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대한민국의 법통을 존중하고 현행 헌법의 민주적 정신을 이해해야 한다.”(조성환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 “소통과 관용을 통해 모두가 생(生)을 이뤄가는 세종의 정치를 본받아야 한다.”(박홍규 고려대 정외과 교수)

12월 대선을 앞두고 학자들이 모여 차기 대통령이 갖춰야 할 스테이트크래프트(국정운영기술)를 논의했다. 27일 서울 연세대 상남경영원에서 한국정치외교사학회(회장 김용직) 주최, 동아일보 후원으로 열린 학술회의 ‘21세기에 다시 보는 한국과 세계의 스테이트크래프트와 통치 리더십’에서다.

조 교수는 “민주화 이후 한국을 이끈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대통령은 제왕적 지배, 포퓰리즘적 선동정치, 일방주의적 밀어붙이기 등의 리더십을 보였다”며 “이는 지역 계층 세대 간 분열과 이념적 정치적 갈등을 구조화하는 병폐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한 노 전 대통령의 리더십에 대해서는 호평이 나왔다. 김명섭 연세대 정외과 교수팀은 “자신의 정치적 지지자들이 반대하는 사안을 추진했던 노 전 대통령의 스테이트크래프트가 없었다면 한미 FTA는 추진되지 못했거나 체결 내지 비준에 성공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박 교수는 세종의 리더십을 본받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태종의 정치가 폭력과 죽음을 수반한 ‘의(義)의 정치’를 표방했다면 세종의 정치는 ‘인(仁)의 정치’를 지향했다”며 “세종은 태종의 유산을 넘어 새로운 정치공간을 창출하려는 절실한 자각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외국 지도자들의 스테이트크래프트를 분석하는 발표도 이어졌다. 신두철 선거연수원 교수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요인은 총리의 막강한 헌법적 지위, 의회 내 정당 세력과의 관계, 정당 장악력 등에서 나온다”고 분석했다. 임성호 경희대 정외과 교수는 “설득과 조정을 중시하는 과정중심의 촉진적 정치 리더십이 미국을 이끌어왔다”며 “과정중심의 정치 리더십을 발휘하려면 ‘선봉장’이 아닌 ‘사령관’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스테이트크래프트를 주제로 ‘대통령의 자격’을 출간한 윤여준 한국지방발전연구원 이사장(전 환경부 장관)은 축사에서 “역대 대통령들의 한계나 실패는 공공성이라는 핵심 가치에 대한 인식 부족 때문이었다”며 국가 리더십의 핵심 요소로 공공성을 꼽았다.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
#한국정치외교사학회 학술회의#차기 대통령#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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