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재단, 배당금 수익 대신 주식 매각해 운영 왜?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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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 배당금 7억에 불과 재단 꾸리기 턱없이 부족… 기부주식 46% 팔면 1066억
安, 기부 후에도 최대주주

‘안철수 공익재단’(가칭)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기부할 안철수연구소 주식을 일부는 매각해 현금화하고 나머지는 계속 보유하기로 했다.

재단 설립의 실무를 맡은 강인철 법무법인 에이원 대표변호사는 6일 “(안 원장 주식 중) 일부는 처분하고 일부는 재단에 기부하는 절차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안철수 재단이 성실공익법인의 지위를 갖기 위해 안 원장이 기부할 주식 18.6%(186만 주) 중 8.6%(86만 주)에 해당하는 주식은 매각하고 나머지 10%는 재단 자산으로 할 것”이라며 “재단은 10%의 주식으로 향후 사회적 투자 등의 방법으로 수익을 창출해 기부사업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는 안철수 재단이 일부 주식을 매각하는 이유로 안철수연구소의 배당금이 재단의 기본적인 운영비나 기부하는 주식의 평가액 규모에 비해 턱없이 적다는 점을 꼽는다. 통상 다른 재단들은 기부 받은 주식 외에도 부동산 임대료 같은 다양한 재원을 활용한다.

안 원장이 기부할 주식 186만 주를 6일 종가인 12만4000원으로 계산하면 평가액이 2306억4000만 원에 이른다. 안철수 재단이 이 주식을 모두 보유한다고 가정할 경우 과거 배당 성향을 기준으로 한 1년 배당금은 7억4400만 원 정도에 그친다. 2300억 원을 웃도는 평가금액에 비해 지나치게 적은 규모다. 하지만 안철수 재단이 8.6%를 매각하면 6일 종가 기준으로 1066억 원을 확보하게 된다.

증권업계는 대주주가 8%가 넘는 지분을 한꺼번에 팔면 주가가 떨어지므로 안철수 재단이 일시 매각은 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안철수연구소가 정치테마주로 분류되면서 하루 거래 규모가 5000억 원을 넘을 때가 자주 있기 때문에 일시 매각도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한편 안 원장은 기부 후에도 안철수연구소의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할 수 있다. 안 원장에 이은 개인 2대주주 원종호 씨 지분은 9.2%에 불과하다. 안 원장은 주식을 기부해도 18.6% 지분이 남아 있는 데다 안철수 재단이 보유한 지분(10%)도 안 원장의 우호지분으로 볼 수 있다. 안철수연구소 주식은 안 원장과 원 씨 외에 회사가 13.9%를 보유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소액투자자들이 갖고 있다.

이은우 기자 libra@donga.com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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