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선거인단 88%가 모바일… ‘2040 엄지 정치’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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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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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 全大, 오늘부터 14일까지 모바일 투표

민주통합당 당권주자 9명이 8일 강원 춘천시 한림대 일송아트홀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부겸 박지원 문성근 박영선 박용진 원혜영(공동대표) 이강래 이인영 이학영 한명숙 후보. 춘천=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민주통합당 당권주자 9명이 8일 강원 춘천시 한림대 일송아트홀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부겸 박지원 문성근 박영선 박용진 원혜영(공동대표) 이강래 이인영 이학영 한명숙 후보. 춘천=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민주통합당 지도부 선출에 참여하겠다고 밝힌 시민선거인단이 64만3353명인 것으로 8일 최종 집계됐다. 당비를 내는 당원 12만7920명을 합치면 총 선거인단은 77만1273명. 한국 정당의 지도부 경선 사상 최대 규모다.

스마트폰이나 휴대전화를 통해 신청한 모바일 투표자가 시민선거인단의 88.4%였고 수도권과 2030세대의 참여가 대폭 늘었다. 시민선거인단 중 20, 30대의 비율이 44.4%(25만2684명), 40대 이상이 55.6%(31만6306명)였다. 당 관계자는 “젊은층의 참여가 두드러졌던 지난해 서울시장 선거 야권 단일후보 경선 때도 20, 30대는 40대 이상의 3분의 1이 안 됐다”고 말했다. 당원 선거인단 12만 명이 대부분 40대 이상임을 감안하면 총 선거인단에서 20, 30대와 40대 이상의 비율은 38% 대 62%라고 한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선거인단의 비율이 59.4%로 가장 높았고 호남이 22.7%였다.

민주당은 모바일로 투표하는 수도권의 2040이 ‘지도부의 얼굴’을 좌우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성난 민심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2040세대의 쓰나미가 이번 민주당 전당대회에도 닥친 것이다. 경선은 시민선거인단 투표 70%, 대의원(2만1000명)의 현장 투표 30%를 반영해 치러진다.

모바일 투표 방식은 간단하다. 선거인단에게 9∼14일(오전 8시∼오후 10시) 문자메시지로 투표에 접속할 인터넷주소가 오면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해 본인임을 인증한 뒤 스마트폰이나 휴대전화 화면에서 후보 9명 중 2명을 선택하면 된다.

모바일 투표 흥행에 따른 ‘즐거운 고민’도 있다. 비용 문제다. 전화상담원만 300명 규모인 콜센터 운영비만 해도 당초 예상을 크게 웃도는 3억5000만 원에 이르는 등 전대 총 비용은 15억 원 정도로 추산된다. 반면에 후보 등록비는 2010년 전대 때보다 2000만 원 적은 4000만 원이다. 여기에 15명의 후보가 참여한 예비경선 등록비(500만 원)까지 포함하면 수입은 총 4억3500만 원. 그래도 경선의 흥행을 생각하면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남는 장사라는 평가를 받는다.

정당 내부 선거를 비당원 시민이 좌우하는 현실을 두고 당 안팎에서는 조직 동원과 돈 거래, 후보 간 담합으로 얼룩졌던 경선 관행에 혁명적 변화가 올 것이라는 기대가 많다. 민주당은 총선과 대선 경선에도 모바일 투표를 도입할 방침이다.

그러나 지지 정당에 당비를 꼬박꼬박 내면서 정당의 버팀목 역할을 했던 진성당원의 이점이 사라지면서, 정당정치가 근본적으로 흔들릴 위기에 처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당권주자들도 자극적 대중영합주의에 빠질 위험이 있다. 당권주자들이 BBK 사건과 관련해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구속된 정봉주 전 의원 구하기에 경쟁적으로 나서는 것이 대표적이다. 정 전 의원은 인터넷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나꼼수)’로 젊은층에 인기가 높다.

한편 민주당은 7일 새로운 당 로고를 공개했다. 옛 민주당의 녹색 소나무는 녹색과 노란색이 섞인 뫼비우스 띠로 바뀌었다. 노란색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의 상징 색깔이었다. 민주당은 “정당, 시민, 노동자가 하나 된 민주당이 세대, 지역, 계층 간 장벽을 허물어 화합하고 소통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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