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사퇴 뒤 與 대선후보들 본격 경쟁… 정몽준 “조기全大… 당권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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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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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비상국민회의 소집을”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왼쪽에서 두 번째)가 9일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에서 열린 주요 당직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왼쪽에서 두 번째)가 9일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에서 열린 주요 당직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의 사퇴는 박근혜 전 대표의 전면 등장을 의미함과 동시에 다른 대선주자들에게도 기회가 열렸음을 뜻한다. 지금까지 당권-대권 분리 규정에다 홍 대표 체제 아래서 이렇다 할 목소리를 내지 않은 채 상황을 주시하던 정몽준 전 대표나 김문수 경기도지사 등이 본격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커졌다. 한나라당 내 대선후보 경쟁이 본격 시작됐다는 의미다.

○ 암중모색하는 정몽준 김문수 이재오

당권 도전에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주자는 정 전 대표다. 그는 9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300여 개 보수단체 모임인 ‘한국시민단체협의회(시민협)’ 출범식에 참석해 “당내 갈등을 대승적으로 치유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전당대회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권에 도전할) 기회가 있으면 피하지 않을 생각이다”고 말했다. 지난해 6·2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당 대표에서 물러난 이후 좀처럼 정치적 활동공간을 만들어내지 못한 정 전 대표로서는 당권 도전이 대권을 향한 징검다리 승부처인 셈이다.

김 경기지사는 지난달 초 일찌감치 한나라당에 ‘비상국민회의’ 소집을 요구했다. 참여 인사의 절반을 외부 인사로 채우라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비상 기구에 외부 인사가 들어오는 차원이 아니라 당 지분의 절반을 당 외곽의 보수 세력에 넘겨주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한나라당의 ‘안전지대’인 서울 강남권과 영남권에서 50% 이상 물갈이를 하라는 주문도 같은 맥락이다.

김 지사가 전당대회를 통해 새 지도부를 뽑는 방식이 아닌 외부 인사가 참여하는 집단지도 체제를 주장하고 나선 것은 박 전 대표의 독주 체제에서는 한나라당이 외연을 확대할 수 없다는 인식 때문이다. 김 지사로선 내년 총선 이전에 도지사직을 던지기 힘든 만큼 전대가 열려도 당권 도전에 나서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임장관을 지낸 이재오 의원은 계속 ‘로키(낮은 자세)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 보수세력 결집 시작

7일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남경필 의원은 홍 대표의 사퇴 직후 페이스북에 “당 지도부의 전원 사퇴로 당 쇄신을 추진할 물꼬가 열렸다. 모두가 자신의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재창당파나 쇄신파들은 한결같이 지도부 사퇴가 당의 외연 확대와 정책기조 변화로 이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문제는 보수 세력에 참신한 인물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이런 가운데 9일 출범한 시민협은 한나라당 외연 확대의 한 축이 될 수 있다. 시민협은 이날 출범 선언문에서 “가장 중요한 당면 과제는 국민 참여를 통한 정치개혁”이라고 말했다. 시민협의 공동대표는 김진홍 목사와 서정갑 국민행동본부장, 박효종 서울대 교수 등 9명이다.

하지만 이날 김 지사조차 “여기 모인 사람들만으로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이길 수 있겠느냐. 조금 더 모여야 한다”고 말했다. 외연 확대가 한나라당의 가장 큰 숙제임을 드러낸 것이다.

○ 긴장하는 청와대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은 “당이 사태를 잘 수습해나갈 것으로 믿는다. 빨리 안정을 찾아 산적한 민생현안 처리에 힘써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차분한 대응이었지만 속내는 복잡 미묘했다. 박 전 대표가 전면에 나섬에 따라 대통령 임기 5년 차 당청관계가 결코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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