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 풀어요, 2040” 朴은 고용카드… 洪은 타운미팅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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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드러난 성난 2040 세대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전방위적인 대응에 나섰다. 2040 세대의 불만을 달래지 못하면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고전할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에 이를 최우선 과제로 삼은 것이다.

○ 박근혜, 다음 달 1일 ‘일자리 복지’ 모델 공개


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도 팔을 걷어붙였다. 박 전 대표는 다음 달 1일 국회에서 일자리 복지에 대한 세미나를 열고 ‘국민 중심의 한국형 고용복지 모델’을 선보인다. 일자리 복지 대책은 박 전 대표가 지난해 12월 자신의 복지 철학을 제시한 사회보장기본법 전면개정안의 각론이다. 고용은 복지와 성장의 선순환을 추구하는 ‘박근혜식 복지’의 핵심고리이기도 하다. 박 전 대표의 ‘정책 브레인’인 안종범 성균관대 경제학부 교수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고용복지는 ‘평생 맞춤형 생활복지’를 표방하는 박 전 대표 복지프로그램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가 그간 준비해온 여러 정책 중 일자리 대책을 먼저 꺼내든 것은 2040 세대의 민심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청년실업과 고용 불안은 2040 세대를 가장 위협하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제시한 ‘한국형 고용복지 모델’도 일은 하지만 생활고에 시달리는 이른바 ‘워킹 푸어’와 청장년층의 일자리 대책에 초점을 맞췄다. 향후 내놓을 일자리 창출 방안에 앞서 이번에는 다양한 형태의 고용 불안을 더는 세부 계획을 제시하는 데 무게를 뒀다.

우선 ‘워킹 푸어’를 해소하기 위해 차상위계층의 기준을 현재의 ‘최저생계비의 120% 이하’에서 ‘중위소득 50% 이하’로 확대할 것을 제안했다. 또 일자리를 얻어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에서 벗어나면 의료, 교육 등의 혜택을 모두 잃게 되는 현행 ‘통합 급여 체계’를 필요한 혜택은 계속 지원 받는 ‘맞춤형 급여 체계’로 바꾸는 방안도 포함됐다.

2030 세대의 청년실업과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의 재취업을 위해 정부의 고용훈련 및 지원 프로그램 내실화 방안을 제시했다. 실업급여의 사각지대에 놓인 청년·장기실업자를 위해 ‘취업활동수당’을 도입하는 방안도 내놨다. 박 전 대표는 앞으로도 보육, 전월세 대책 등 2040 세대를 위한 생활복지 프로그램을 순차적으로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 한나라당, “대규모 토목사업 막아 복지예산 마련”


한나라당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일자리, 보육, 주택 등 2040 세대를 위협하는 생활문제를 해결하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비정규직 보호, 청년창업 지원, 대학등록금 부담 완화 등과 관련해 그간 내놨던 대책을 중점 추진법안으로 정해 이번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통과시킬 계획이다. 또 전·월세난 해소를 위해 부동산 제도를 전향적으로 개선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2012년 정부 예산안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 보육 예산 등은 국회의 심의 과정에서 최대한 늘릴 예정이다. 이를 위해 사회간접자본(SOC) 부문 예산 일부를 2040 세대를 위한 생활복지 예산으로 돌리겠다는 방침도 세웠다.

정책위 핵심 관계자는 “4대강 사업의 후속단계인 주변 지류 정비 예산을 연도별로, 순차적으로 진행하고 새로 시작되는 대규모 토목사업은 가능한 한 막아 필요한 예산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새 지도부의 ‘친서민 정책’ 행보가 젊은층에 크게 다가가지 못한 데 대한 해법을 찾는 데도 부심하고 있다. 홍준표 대표는 31일 저녁 서울 홍익대 인근에서 대학생 20여 명과 만나는 것을 시작으로 잇달아 타운미팅(지역주민과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즉석에서 개선책을 제시하는 것)을 갖고 2040 세대와의 소통을 꾀하기로 했다. 홍 대표는 이들로부터 한나라당에 대해 갖고 있는 평소 생각과 아쉬웠던 점, 젊은이들이 생각하는 청년실업 대책을 청취할 예정이다. 이어 △30대 여성 직장인(다음 달 1일) △30, 40대 여의도 금융인(3일) △20, 30대 영업사원(4일) 등을 만난다.

한 당직자는 “지금까지처럼 당의 입장을 일방적으로 홍보하는 것이 아니라 2040 세대의 목소리를 허심탄회하게 듣는 자리로 쇄신의 밑거름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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