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2차 비핵화회담, 뭐 나올까?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9월 18일 09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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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6자회담 수석대표가 21일 중국 베이징에서 2차 비핵화 회담을 열기로 합의하면서 이번 회담의 형식과 의제 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회담이 7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1차 비핵화 회담의 후속 협의라는 점에서 형식상으로는 1차 때와 유사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이지만, 2차 회담이라는 점에서 내용상 진전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상견례 및 탐색전이라는 성격으로 2시간 동안 진행됐던 1차 회담에 비해 회담 시간이 늘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회담 날짜 외에 아직 구체적인 시간이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한 차례에 그쳤던 1차 때와 달리 회담 횟수가 늘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도 일부 있다.

회담 장소는 베이징 시내의 호텔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과거 6자회담이 열렸던 댜오위타이(釣魚臺)를 거론하기도 하지만 "남북 회담 장소와는 거리가 있다"(정부 당국자)고 남북은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차 회담의 후속판인 만큼 남북의 회담 대표단은 1차 회담 때와 비슷하게 꾸려질 전망이다. 지난 발리 회담 때는 북한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리용호 외무성 부상과 최선희 외무성 미국 부국장 등 5명, 우리 측에서는 6자회담 수석대표인 위성락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조현동 북핵외교기획단장 등 6명이 참석했다.

이런 형식 때문에 회담 의제로는 이른바 북한의 비핵화 사전조치 문제가 본격적인 쟁점으로 부각될 것이란 관측이 대체적이다. 한 차례 탐색전은 거친 만큼 이번에는 6자회담 재개 조건을 놓고 구체적인 협의를 진행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최대 쟁점은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UEP)이 될 확률이 높다. 한국과 미국은 UEP의 중단을 비핵화 사전조치의 핵심 항목으로 꼽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한은 이를 '사전조치'가 아닌 '6자회담에서의 의제'로 삼겠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여기에다 1차 남북대화가 북미대화로 가는 역할을 했던 것처럼 북한은 이번 남북대화도 북미대화로 가는 수단으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온다. 남측과는 구체적인 논의를 피할 수 있다는 말이다.

또 비핵화 문제와는 거리가 있지만 남측과는 천안함ㆍ연평도 문제도 걸려 있다는 점도 북한의 태도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게 하는 요소로 꼽힌다. 이런 이유로 이번 회담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전망이 북핵 외교가에서는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남북 간에는 일종의 기싸움이 끝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북한이 이번에 한국에 외교적인 양보를 하길 기대하긴 무리"라면서 "북한은 이번에도 미국과의 대화를 염두에 두고 회담에 나왔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정부 당국자도 "비핵화 과정은 한두 번 회담으로 성과를 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다만 북한의 태도 여하에 따라서는 상황이 급진전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런 관측은 북한이 2차회담에 응한 것 자체가 태도 변화를 암시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과 맞물려 있다.

리용호 부상이 19일 중국 외교부 주최 9ㆍ19 공동성명 세미나 참석을 겸해 중국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한반도사무 특별대표를 만나는 것을 주목해보는 시각도 있다.

위 본부장 역시 우 대표와 만날 가능성이 있는데다, 학술 세미나이기는 하지만 9ㆍ19 세미나에 남ㆍ북한과 중국 외에 다른 6자 회담국도 참가하기 때문에 넓은 틀에서 서로의 입장을 다시 교환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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