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서울시장 후보 김황식 추대론 왜?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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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에서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필승 카드’로 김황식 국무총리의 이름이 나오고 있다. 야권이 후보단일화를 통해 강력한 경쟁력을 갖춘 후보를 내세울 것이 예상되는 만큼 이에 맞서기 위해선 ‘총리급’의 거물 후보를 내보내야 한다는 논리다. 야권에서도 한명숙, 이해찬 전 총리가 후보로 거론되고 있어 서울시장 선거가 전현직 총리들끼리의 ‘빅 매치’로 치러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여권 고위관계자는 30일 동아일보 기자에게 “김 총리를 심각하게 검토하는 단계는 아니지만 ‘매력 있는’ 후보임에는 틀림없다”고 말했다. 김 총리가 여러 가지 경쟁력을 골고루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김 총리는 김태호 총리 후보자의 낙마 후 급하게 찾은 ‘대타’였지만 유독 말이 많았던 이명박 정부의 고위급 인사(人事) 중 드문 성공 사례로 꼽힌다. 대법관, 감사원장, 총리를 거치며 모든 부처의 현안을 잘 꿰뚫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부드러운 외모와 달리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야당의 공세에 흔들리지 않는 강단 있는 모습을 보인 것도 인상적이다. 호남 출신이라는 점도 경쟁력의 주요한 요소다.

김 총리를 시장 선거에 내보내는 것이 여권의 인사 숨통을 틔울 수 있는 방안이라는 관측도 있다. 현재대로라면 김 총리가 예상외로 ‘롱런’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 김 총리가 시장 후보로 징발되면 다른 총리 후보들이 움직일 공간이 생기고 이명박 정부의 임기 말 고위직 인사를 원활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김 총리가 실제로 선거에 나서기 위해선 걸림돌이 적잖다. 무엇보다 이명박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한 문제고 후임 총리 인선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 총리에 대한 이 대통령의 신임은 매우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직 총리가 선출직으로 나가는 것에 대한 국민 여론도 살펴야 한다. 법적으로는 후보등록일(10월 6, 7일) 전까지만 총리직을 사퇴하면 되지만 현직 총리가 선거 직전에 물러나 출마한 전례가 없다. 정원식 고건 한명숙 전 총리가 서울시장 선거에 나섰지만 이들은 총리 퇴임 후 시차를 두고 출마했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이남희 기자 ir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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