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항모, 黨 중앙군사위가 직접 지휘”… 난팡일보 “내년 8월1일 취역”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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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토분쟁 해역 긴장 우려

지난주 시험운항을 마친 중국의 첫 항공모함을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가 직접 지휘할 것으로 전해졌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은 중앙군사위 주석직도 겸하고 있다. 항모의 정식 취역 시기는 내년 8월 1일 인민해방군 건군 기념일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활동 해역은 동남아 국가들과 영토분쟁을 겪고 있는 남중국해다.

광둥(廣東) 성 정부가 발행하는 난팡(南方)일보는 16일 군 내부 유력 인사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으며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도 이 기사를 웹사이트에 실었다.

○ 당 중앙군사위 직할 편제의 뜻

이 보도에 따르면 최근 첫 시험운항을 마친 항모 바랴크는 내년 건군 기념일에 맞춰 남중국해에 투입될 예정이다. 모항은 현재 정박 중인 다롄(大連)이 아닌 하이난(海南) 섬 해군기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남중국해는 난사(南沙·스프래틀리) 군도가 있는 해역이다. 따라서 항모가 취역하게 되면 이 지역의 패권을 둘러싸고 주변국과의 갈등이 고조됨은 물론이고 동남아 국가들을 배후에서 지원하는 미국과의 긴장도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국방전문가인 차오량(橋良) 씨는 런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항모가 남중국해에 취역하면 중국의 에너지 수송 항로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항모가 해군이 아닌 당 중앙군사위 소속으로 편제된 것은 국가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항모를 직접 운용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중앙군사위는 군사 관련 최고 권력기관이다. 후 주석이 주석직을 맡고 있으며, 차기 최고지도자로 확실시되는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은 군사위 부주석을 겸하고 있다. 해군총참모장도 군사위 위원이다.

한 군사 전문가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항모를 군사위 직할로 둔다면 이는 중국이 항모 운용에 매우 중요한 의미를 부여한다는 대외적 메시지를 표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안에서 원양으로 진출하겠다는 국가적 의지를 최고지도자가 직접 챙기겠다는 의미라는 것이다.

○ 고조되는 군사패권주의

항모의 작전능력과 관련해 시험진수 초기에 ‘모양만 항모’라는 지적이 중국 내부에서 나왔다. 하지만 최근 항모가 주는 군사적, 정치적 중요성을 부각하는 쪽으로 여론이 쏠리는 분위기다.

군사전략 전문가로 꼽히는 뤄위안(羅援) 인민해방군 소장은 이날 런민일보에 기고한 글에서 ‘항모 회의론’을 질타하고 나섰다. 그는 “군사적으로 민감한 지역에 미국 항모만 있고 우리는 없다면 누가 더 위협적인가”라며 “항모는 중국의 작전능력을 보완해줄 수 있는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군사력에 정통한 군사소식통은 “항모가 실제 작전에서 제 기능을 하려면 5∼10년은 지나야 한다”며 “하지만 중국의 항모는 동북아 지역의 군사적 균형과 해군력의 판도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해야 할 대상”이라고 말했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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