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영 뒤 재입대한 37세 일병, ‘특급전사’된 사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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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23일 13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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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세의 나이로 입대한 탄약지원사령부의 제7탄약창 이원춘 일병(가운데)이 김진수
 소령(탄약대장)에게 특급전사가 되기 위한 사격술을 지도받고 있다. 육군 사진제공.
37세의 나이로 입대한 탄약지원사령부의 제7탄약창 이원춘 일병(가운데)이 김진수 소령(탄약대장)에게 특급전사가 되기 위한 사격술을 지도받고 있다. 육군 사진제공.
한순간 잘못된 판단으로 탈영했다가 37세의 나이로 군에 다시 들어온 병사가 특급전사로 선발됐다. 23일 육군에 따르면 탄약지원사령부 7탄약창 이원춘 일병(37)은 올해 4월 부대 특급전사 선발대회에서 '특급전사'로 뽑혔다.

특급전사로 선발되려면 2분 안에 윗몸일으키기 82회, 팔굽혀펴기 72회 이상을 해야 한다. 또 3km 구보를 13분 15초 내에 마치고 K-2 소총 사격은 20발 가운데 18발 이상을 표적에 명중시켜야 한다.

이 일병은 육군 규정상 입대할 수 있는 나이(현역 만 35세)를 넘긴 현역 병사 중 최고령자다. 그는 1994년 이병 시절 부모가 갑자기 사망하면서 충격을 이겨내지 못하고 탈영했다. 현역병은 탈영하면 '명령 위반죄'가 적용돼 매년 복귀 명령이 내려진다. 공소시효도 계속 연장돼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불가능하다.

그는 지난해 11월 "죗값을 치르고 남은 인생을 떳떳하게 살고 싶다"며 16년 6개월 만에 자수해 탈영 전 근무했던 부대에 재입대했다. 이 일병은 이후 군사법원 재판에서 24개월 복무 판정을 받고 1월 11일 7탄약창으로 전입신고를 했다.

이 일병은 부대장과 전우들의 관심과 배려 속에 특급전사에 도전했다. 과정은 쉽지 않았다. 그는 도피생활 당시 교통사고로 다친 허리 탓에 윗몸일으키기는 5회밖에 할 수 없었다. 도피생활에 따른 공포감 때문에 사격도 쉽지 않았다.

그러나 거듭된 훈련으로 이를 극복하고 특급전사 휘장을 받았다. 김영철 7탄약창장(대령)은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돌아와 의무를 다하는 이 일병의 사례가 국방의 의무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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