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다음엔 NLL침범? 미사일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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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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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달 30일 국방위원회 대변인 성명을 통해 ‘거족적인 전면공세’에 나서겠다고 밝힌 이후 대남 위협공세 강도가 점점 거세지고 있다. 특히 군사작전을 담당하는 인민군 총참모부가 3일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사진이 담긴 사격표적지 사용을 들어 ‘전면적 군사보복’을 거론한 만큼 실제 저강도 무력시위로 이어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 소식통은 5일 “북한 측도 최고 지도자와 연계된 문제가 불거진 만큼 내부적으로 이 문제를 덮어두거나 타협을 모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른바 ‘최고 존엄’의 문제여서 내부적인 충성경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대남 비난 공세와 함께 예상치 못한 무력도발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남측이 사격표적지 문제 등에 대한 북한의 요구에 응하지 않는다면 북한은 저강도 무력시위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며 저강도 도발 유형으로 △남측의 대북 심리전 확성기 타격 △서해 북방한계선(NLL) 침범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등 들었다.

북한군이 3일 “국방부 장관 김관진을 비롯한 주모자 처형과 사죄 조치를 따라세울(취할) 때까지 군사적 보복대응 도수를 계단식으로(단계적으로) 높여나갈 것”이라며 ‘단계적 보복’을 거론한 대목도 주목된다. 당장 군사적 대응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일정한 시점부터는 군사적 충돌도 불사할 것임을 예고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북한이 외교적으로 유리한 입지에 올라서기 위해 사격표적지 문제를 부각시켰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사격표적지 문제에 대한 사죄 요구를 통해 남측이 사과를 요구하는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도발 문제와 대비시킴으로써 ‘남북 대화→북-미 대화→6자회담 재개’의 단계별 접근법을 흔들겠다는 의도도 깔려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이처럼 남북 간 첨예한 대결구도로 남북 스스로가 관계개선을 꾀하기 어렵다고 대외 선전전을 펴면서 미국과 중국이 나서 남측에 대북 원칙을 완화하도록 압박해 ‘단계별 6자회담’이 아닌 ‘6자회담 직방(북한 표현) 개최’ 쪽으로 유도하는 효과를 노릴 수 있다.

북한 매체들이 일제히 한국군의 사격표적지 문제를 거론하며 대남 비난 공세에 나서고 여기에 주민들까지 대거 동원하는 것도 추후 도발에 대한 정당성의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북한 매체들은 한국군의 사격표적지 사용을 ‘특대형 도발행위’로 규정한 다음 날인 4일부터 대내외 방송을 통해 주민들의 격한 반응을 잇달아 전하고 있다.

사리원피복공장 이흥철 지배인 등은 평양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온 민족 앞에 자기들의 대역적죄를 똑똑히 사죄하지 않는 한 우리는 지켜만 보고 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직총중앙위원회 최수동 부위원장은 “감히 우리 최고 존엄을 건드리는 표적을 만들어 놓고 총탄을 쏘아대는 광기를 부린 것은 남조선 역대 파쇼광들도 낯을 붉힐 죄악”이라고 주장했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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