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북한 가는 카터, 김정일-정은 만날까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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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국가수반 3명과 28일까지… 핵 등 외교역량 발휘할지 주목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26∼28일 북한 방문은 ‘엘더스(The Elders)그룹’ 멤버인 마르티 아티사리 전 핀란드 대통령, 그로 할렘 브룬틀란 전 노르웨이 총리, 메리 로빈슨 전 아일랜드 대통령 등 전직 국가수반 3명과 동행한다는 점에서 과거 그의 방북과 차이가 있다.

이 4명을 포함해 엘더스그룹의 전직 국가수반과 지도자 12명의 외교적 노하우와 협상 경력을 합치면 500년에 달한다. 미국 온라인매체 허핑턴포스트는 “이들이 그룹의 역량을 모아 방북하는 만큼 유창한 수사학에서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엘더스그룹이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회원 개개인에게도 부담일 뿐 아니라 엘더스그룹 자체의 명성에도 흠이 갈 수 있다. 따라서 이들이 북한에서 어떤 역량을 발휘할지 주목된다.

카터 전 대통령은 25일 중국 베이징(北京) 래플스호텔에서 열린 엘더스그룹 기자회견에서 “방북 기간에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을 만나면 좋겠다”며 “김 위원장과의 면담을 아직 통보받지 못했지만 그렇게 되면 기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방북 이슈로 식량원조 문제와 함께 북한의 비핵화, 인권 문제 등을 꼽았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친서를 가지고 가는지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았다. 북한에 억류된 한국계 미국인 전용수 목사의 석방 문제에 대해서도 “북한과 서로 계획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엘더스그룹의 방북에 큰 기대를 걸지 않고 있다. 개인 자격의 방문으로 비핵화 논의를 진전시킬 만큼 비중 있는 메시지를 갖고 올 가능성이 별로 없다는 분위기다. 엘더스그룹도 “목표는 거창하지 않은(modest) 수준”이라고 밝혀 왔다. 그럼에도 엘더스그룹은 ‘체면 유지’ 차원에서라도 나름의 결과물을 만들어낼 것으로 보인다. 브룬틀란 전 총리는 국제핵비확산·군축위원회(ICNND) 집행위원이기도 하다.

북한에도 엘더스그룹의 동행은 과거 카터 전 대통령의 단독 방북 때와는 다른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국제사회를 상대로 ‘정치 쇼’를 하기 위해서라도 이들과 면담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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