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石선장 치료 상황-해적 수사]石선장 몸에서 빼낸 총알 4발은…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2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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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의 총격 현장을 알고있다

삼호주얼리호 석해균 선장(58)의 몸에서 제거한 총알이 해적들의 범행을 입증할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해경은 이미 석 선장을 수술한 아주대병원 측으로부터 총알을 확보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감식을 의뢰하기로 했다. 응급수술을 받은 석 선장의 상태는 더 악화되진 않고 있다. 그러나 폐 기능 회복이 늦어지는 데다 혈액 내 칼슘 농도가 낮아지는 저칼슘혈증 등 돌발상황까지 발생해 의료진을 긴장시키고 있다. 병원 측은 앞으로 하루 이틀이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 결정적 ‘범행 증거’ 총알, 모두 제거

삼호주얼리호 해적 사건을 수사 중인 남해지방해양경찰청 특별수사본부는 “석 선장의 몸에서 제거한 총알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정밀감식을 의뢰할 예정”이라고 31일 밝혔다. 해경은 감식을 통해 해적들의 범행을 입증할 증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해적들이 사용한 AK 소총과 총알 상태 등을 분석하면 당시 총격 상황을 유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총알에 묻은 물질, 배 상태 등을 살펴보면 당시 어디서 어느 방향으로 쐈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석 선장은 자신의 몸으로 해적의 범행을 입증할 증거를 남긴 셈이다.

석 선장의 몸에 남아있던 총알은 모두 제거됐지만 골절 부위 등에 파편으로 보이는 물질이 있어 정밀검사 및 추가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다. 유희석 아주대병원장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X선 촬영 및 컴퓨터단층촬영(CT) 결과 이제 총알은 없다. 다만 파편으로 추정되는 이물질이 남아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해경 수사를 의식한 듯 제거한 총알의 종류와 상태 등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 수 없다”며 자세한 언급을 피했다. 병원 고위 관계자는 “아직 수술을 하지 못한 부위 등에 (파편 등이)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귀띔했다.

○ 석 선장 혈압 맥박은 ‘정상’

유희석 아주대병원장(왼쪽에서 두 번째)과 이국종 교수(오른쪽에서 두 번째) 등 전담 의료진이 31일 오전 아주대병원 중환자실에서 지난달 30일 새벽 1차 수술을 마친 석해균 선장의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병원 측에 따르면 석 선장은 패혈증과 범발성 혈액 응고이상(DIC) 증세가 점차 호전되면서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사진 제공 아주대병원
유희석 아주대병원장(왼쪽에서 두 번째)과 이국종 교수(오른쪽에서 두 번째) 등 전담 의료진이 31일 오전 아주대병원 중환자실에서 지난달 30일 새벽 1차 수술을 마친 석해균 선장의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병원 측에 따르면 석 선장은 패혈증과 범발성 혈액 응고이상(DIC) 증세가 점차 호전되면서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사진 제공 아주대병원
유 원장은 “석 선장의 활력징후는 다소 호전되고 있으나 패혈증과 DIC(혈관 안에서 혈액이 응고해 파괴되는 증상) 증세는 큰 변화가 없다”며 “2차 감염을 방지하면서 약제를 집중 투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유 원장은 “넓은 부위에 걸친 총상으로 인한 상처가 패혈증과 DIC의 회복을 더디게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후 3시 현재 혈압과 맥박은 거의 정상수치에 다다랐다. 혈압은 140(수축기)∼60mmHg(이완기)로 정상치 120∼80mmHg보다 다소 높은 수준이다. 맥박은 분당 90회로 정상(60∼80회)보다 약간 높았다. 석 선장의 나이를 감안하면 사실상 정상이라는 것이 병원 측의 판단이다. 그러나 폐부종(肺浮腫·폐에 물이 차는 증상)과 늑막삼출(늑막에 물이 차는 증상)로 심폐기능에 문제가 있는 상태다. 중증 외상환자의 특성상 돌발상황도 우려된다. 실제로 이날 오전에는 저칼슘혈증이 나타나 의료진을 긴장시켰다. 심하면 심장 박동이 멈출 수 있기 때문이다.

유 원장은 “석 선장은 타고난 건강체질이지만 오랜 억류와 병상생활로 인한 스트레스로 신체기능이 많이 떨어져 있다”며 “심폐기능만 회복되면 전신기능이 회복된 것으로 봐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루 이틀 안에 폐부종 같은 증세가 사라지고 심폐기능이 정상을 회복하면 “생명에 지장이 없다”는 판정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모든 기능이 회복돼도 팔과 다리 등은 수차례 골절수술을 받아야 한다. 병원 관계자들은 통원 및 재활치료 기간을 제외하고 6개월가량 입원해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원=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류원식 기자 r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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