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고위급 군사회담 제의, 南 수용]北 ‘장관급’ 김영춘 나올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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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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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지문 서명 당사자지만, 건강 나빠 거동 힘들다는 설
정부 “격은 중요하지 않다”

김관진 vs 김영춘? 남북 고위급 군사회담이 열리면 김관진 국방부 장관(왼쪽)과 김영춘 북한 인민무력부장이 만나게 될까. 김장관이 지난해 12월 6일 국방부 집무실로 향하던 중 경비병의 경례에 거수로 답하고 있다. 지난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조선인민군 제586부대(정찰총국)를 시찰할 때 수행한 김 부장. 동아일보 자료 사진
김관진 vs 김영춘? 남북 고위급 군사회담이 열리면 김관진 국방부 장관(왼쪽)과 김영춘 북한 인민무력부장이 만나게 될까. 김장관이 지난해 12월 6일 국방부 집무실로 향하던 중 경비병의 경례에 거수로 답하고 있다. 지난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조선인민군 제586부대(정찰총국)를 시찰할 때 수행한 김 부장. 동아일보 자료 사진
남북 고위급 군사회담이 성사된다면 일단 김관진 국방부 장관과 북한 김영춘 인민무력부장이 양측 수석대표가 될 가능성이 크다. 북한이 20일 고위급 군사회담을 제의한 전화통지문의 서명자도 김 부장이었다.

국방부는 이날 “북한이 말하는 고위급이라면 이전 사례로 볼 때 국방장관급 회담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부 관계자는 김 부장의 건강 악화설을 거론하며 국방장관회담이 아닌 제3의 형식으로 회담이 열릴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군 고위 관계자는 “김 부장의 건강이 매우 나빠 거동이 어렵다는 정보가 있다”고 말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고위급 군사회담이 국방장관회담을 의미하느냐’는 질문에 “북한이 의도하는 정확한 수석대표의 급은 예비회담을 통해 확인하겠다”고만 말했다. 과거 남북 간 군사회담을 제의할 때 북측은 ‘국방장관-인민무력부장’ 혹은 ‘장성급’ 등으로 수석대표의 급을 적시해 왔기 때문이다. 군 관계자도 “북한이 인민무력부장 명의로 국방장관 앞으로 전통문을 보냈지만 제의 내용은 남북 고위급 군사회담으로 돼 있어 조금 헷갈린다”고 말했다.

이날 북한의 통지문을 받고 열린 정부 안보당국자회의에서는 여러 가능성에 대비하는 방안이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에 열릴 남북 군사회담은 격이 중요한 게 아니라 북한이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에 대한 사과를 한다는 전제조건이 더 중요하다”며 “수석대표의 급은 북한이 제시하는 인사에 맞추면 된다”고 말했다.

어떤 형식이라도 예비회담을 거쳐 고위급 군사회담이 성사된다면 이는 이명박 정부 출범 후 남북 간 최고위급 공식 대면이 된다. 2008년 7월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사건 발생 이후 남북 당국자의 만남은 이산가족 상봉을 다루는 실무접촉 수준에 그쳤다. 2009년 남북 정상회담을 논의하기 위한 비밀접촉으로 알려진 ‘개성 회담’의 참석자도 통일부 국장급이었다.

그동안 임태희 대통령실장(당시 노동부 장관)이 2009년 가을 싱가포르에서 북측과 접촉했고, 같은 해 8월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당시 북한 조문단으로 노동당 중앙위 비서와 통일전선부장이 서울에 왔지만 본격 회담이 이뤄진 것은 아니었다.

지금까지 국방장관 회담은 두 차례 열렸다. 2000년 9월 조성태 당시 국방부 장관과 김일철 부장이 제주도에서, 2007년 11월 김장수 장관(현 한나라당 의원)과 김일철 부장이 평양에서 마주 앉았다. 두 회담의 공동보도문에는 △군사적 긴장완화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 △서해상 충돌 방지 등 구체적 합의 없는 원칙만 나열됐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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