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MBC 통해 민간대북방송 하고있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월 19일 03시 00분


코멘트
국내의 민간 대북 단파라디오 방송사가 지난해 5월부터 제도권 방송사인 MBC의 AM과 FM 라디오 방송을 통해 북한 주민에게 자체 제작한 대북 방송 프로그램을 송출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열린북한방송 하태경 대표는 18일 “천안함 폭침사건 이후 춘천MBC와 프로그램 공급 계약을 맺고 매일 오전 4∼5시 한 시간 동안 AM 774kHz와 FM 92.3MHz 주파수를 이용해 대북 방송 프로그램을 송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 대표는 “이 방송은 남한의 강원도 일대는 물론 북한 강원도 전역과 경수로 터가 있는 신포 등 함남 일대까지 방송된다”고 말했다.

이 방송이 일반적으로 송출하는 단파방송은 단파라디오가 있어야 청취가 가능하며 전파가 멀리 가지만 음질은 떨어지는 것이 단점이다. 반면 AM과 FM은 일반 라디오로 들을 수 있고 전파가 단파보다는 멀리 못 가지만 깨끗하게 들린다. 하 대표는 “새벽 시간에는 다른 전자기기들의 전파 방해가 심하지 않아 AM, FM 라디오방송도 북한 깊숙한 곳까지 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열린북한방송이 송출하는 대북 방송은 국내 대학생들이 참여해 만든 ‘라디오 남북친구’ 등 북한 청소년 대상 프로그램과 북한 핵심부의 가상 권력 갈등 시나리오를 담은 라디오드라마 ‘2012 북한’ 등. 모두 단파라디오 방송을 통해 북한 주민들에게 송출됐던 것들이다.

민간 대북방송 관계자들은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한기홍 북한민주화네트워크 대표는 “민간 방송이 활동비의 대부분을 미국 의회 지원으로 충당하고 있고 국내 라디오 주파수를 할당받지 못해 막대한 비용을 주고 외국 단파라디오 주파수를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열린북한방송은 미국 의회 지원금 등 해외에서 40만 달러를 지원받고 국내에서 민간 기부금 등으로 1억여 원을 모아 총 5억여 원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 가운데 영국의 상업 주파수를 사용하는 데 연간 1억 원을 지출하고 있다.

이 때문에 대북 방송은 정부가 활용 가능한 남한 주파수를 배정해 주고 프로그램 제작비도 지원해 줄 것을 당국자들에게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최고야 인턴기자 고려대 심리학과 4학년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