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중경 인사청문회]최중경-정병국, ‘처갓집 청문회’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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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중경-정병국, 부인쪽 재산의혹에 진땀

“이번 국회 인사청문회는 ‘처갓집 청문회’다.”

17, 18일에 각각 열린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의 청문회에서 이례적으로 처갓집이 자주 거론되자 이런 말이 나오고 있다. 두 후보자의 청문회에는 장인, 장모, 처형, 동서 등 처갓집 식구들이 등장한다.

최 후보자 청문회에선 장인 장모와 부인이 1988년 함께 산 대전 유성구 복용동의 밭(850m²), 부인과 처형이 1988년 처가 선산 조성용으로 샀다는 충북 청원군의 임야(1만6562m²)가 쟁점이었다. 민주당 노영민 의원은 “당시 대한민국에서 선산을 사면서 시집간 딸 이름으로 취득한 경우를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 국회 김영환 지식경제위원회 위원장은 장인 장모와 부인이 공동으로 산 대전 밭에 대해 “100억 원대 자산을 가진 처가에서 돈이 모자라 딸에게 자금 지원을 요청했느냐”고 따졌다. 한나라당 이상권 의원은 “장모가 부동산 투기를 했으면 ‘장모님이 해서 모른다’며 솔직히 말했어야 했다”고 다그쳤다.

이 같은 의혹제기에 대해 최 후보자는 “돌아가신 분 얘기는 송구스럽다. 장모님 얘기를 계속하는 것은…”이라며 처가에 대해 말하기를 피했다.

최 후보자는 1985년 12월부터 1996년 8월까지 3차례 총 6년 8개월 동안 큰동서 소유의 서울 강남구 청담동 삼익아파트에 전세로 살았다. 김영환 위원장은 “큰동서가 작은동서(최 후보자)에게 전세금을 받고 전세를 줬다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전날 정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에서는 장인이 자주 등장했다. 야당 의원들은 장인과의 잦은 돈거래 사실을 부각시키면서 불법증여 의혹을 제기했다. 정 후보자 부인은 2008년 국회 공보에 전세보증금, 사업체 운영자금 등의 명목으로 사인(私人) 채무 1억9000만 원을 기재했다.

그런데 이 중 1억5000만 원은 부인이 장인에게서 빌린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의원들은 차용증에 이율 및 상환 날짜가 표기되지 않은 점을 들어 불법증여 의혹을 제기했다. 정 후보자는 “매월 이자로 장인에게 100만 원씩 지급하고 있다”고 답했다. 정 후보자 부인은 현재 연간 매출액이 4억 원 정도인 개인사업체를 경영하고 있다.

정 후보자와 가족이 현재 살고 있는 서울 종로구 신교동 전셋집 터는 장인과 부인이 1997년 공동 명의로 토지의 일부 지분을 샀다가 2002년 현재 집주인에게 판 곳이다. 이 때문에 부동산 매매를 통한 증여 의혹이 제기됐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까도 까도 의혹 나와… 까도남 최중경”▼

“까도 까도 (의혹이) 또 나온다고 ‘까도남’이라고 비아냥대는 얘기가 나온다.”(민주당 강창일 의원)

야당은 18일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최 후보자의 부동산과 탈세 의혹을 집중 제기하며 갖가지 조어(造語)를 사용했다. 지난 인사청문회에서 부인의 ‘쪽방촌 투기’ 사실을 파고들어 낙마시킨 이재훈 전 지경부 장관 후보자와 같은 ‘낙인찍기’ 전략을 구사하겠다는 의도였다. 야당은 이날 최 후보자를 대상으로 ‘까도남’을 비롯해 다양한 이름 붙이기를 했다.

강 의원은 최 후보자를 ‘까도남’이라 부르며 “(최 후보자가 장관으로 내정된) 2주 전부터 많은 의혹이 제기됐다. 부동산 투기, 세금 탈루, 국민연금 미납, 재산세 체납 등 많은데 그 해명이 명쾌하지 않고 책임 전가,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느낌”이라고 압박했다. ‘까도남’은 인터넷에서 누리꾼들이 ‘까칠한 도시 남자’를 줄여 쓴 것으로 TV 드라마 ‘시크릿 가든’의 남자 주인공 현빈을 일컬으며 널리 퍼진 말이다.

전현희 원내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최 후보자는 도덕적으로도 ‘양파 장관’ 후보로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다.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의혹과 문제점이 쏟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야당은 최 후보자가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재정경제부 금융협력과장이었던 점을 들어 ‘국제통화기금(IMF) 환란 주역’이라고 비판했다. 2008년 기획재정부 1차관 시절 주도했던 고환율 정책에 따른 부작용을 거론하며 ‘마이너스의 손’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또 2003년 최 후보자가 재경부 국제금융국장 때 강력한 외환시장 개입 정책을 펴며 얻었던 ‘최틀러’라는 별명도 여러 차례 소개했다.

류원식 기자 r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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