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는 6자 외교전]게이츠 “한반도는 군사전술상 전쟁상태… 서로 오판할수도”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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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이츠 수행 美 고위당국자

미국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7일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은 중국 방문 중 국가지도자들에게 북한의 도발 행동을 좌시하지 말라고 확실히 말할 것이다”며 “중국이 적극적으로 북한에 영향력을 미쳐 행동 변화를 이끌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9∼14일 한국 중국 일본을 순방하는 게이츠 장관을 수행하는 이 당국자는 “한국 방문에서는 북한의 행동을 변화시키고 동북아 안보를 극도로 불안정하게 만드는 군사 도발행위를 중단시키기 위한 방법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한반도 상황에 대해 “군사전술상 전쟁상태”라고 봤다. 이날 비공개 브리핑에 한국 언론은 본보만 참석했다.

―한국 방문을 마지막에 추가한 이유는….

“최근 몇 달간 한반도의 상황은 매우 유동적이고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미국은 이런 안보 상황과 관련해 한국과 매우 포괄적이고 심도 있는 협의와 논의를 해왔다. 아마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수준의 대화채널에서 거의 상시적인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보면 될 것이다. 애초 게이츠 장관의 아시아 방문 계획에는 중국과 일본만 포함돼 있었지만 한국과의 협의를 거쳐 일정이 추가됐다. 김관진 신임 국방부 장관과 이명박 대통령을 직접 만나 이 문제를 논의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다. 현재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지형이 매우 민감하게 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양국 간 안보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확고히 해둘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한반도 상황을 매우 유동적이라고 했는데….

“군사전술상으로 볼 때 한반도는 전쟁상태다. 매일 총성이 울리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북한이 극도로 도발적인 행동을 하고 있는 것에 우려하고 있다. 한반도의 상황은 상호 오해와 오판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사태가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한국과 미국이 동맹의 틀을 통해 더욱 긴밀히 협조하고 대처하는 것이 필요하다. 중국 역시 사태 해결에 매우 중요한 역할이 있다고 생각한다. 중국은 북한 지도부에 군사적 도발이나 그 같은 행동방식이 위험천만한 것이라는 점을 이해시켜야 한다. 게이츠 장관의 방중 기간에 반드시 제기할 문제다.”

―중국과의 군사분야 협력이 진전을 이룰 수 있나.

“지난해 대만에 무기판매를 재개한 뒤 중단됐던 양국 간 군사교류는 회복의 길을 걸어왔다. 이번 게이츠 장관의 방문으로 군사교류 협력의 완전 복원을 알릴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더 단단한 협력의 틀을 만들고 지역안보에서도 긴밀한 협력관계로 발전해 나가야 한다. 아울러 고위 지도자 간에 명확한 의사소통의 채널이 만들어지기를 바란다.”

―명확한 의사소통의 채널이란….

“긴박한 안보 위기나 민감한 결정의 순간에 미 국방장관이나 대통령이 중국의 최고지도자와 즉각 긴급하게 핵심적인 논의를 할 수 있는 수단이 갖춰져 있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어떤 상황이라도 상대방이 믿고 의사를 전달할 수 있는 통로는 미국의 군함이 중국의 수역 근처에서 군사작전을 펼치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상대방의 오해를 막는 수단으로서도 유용한 것이다. 예방적인 목표일 수도 있고 유사시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지 않도록 관리할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제2포병부대 방문의 목적은 무엇인가.

“중국 핵전력의 핵심이 있는 본부다. 전략 핵문제를 논의하려면 그곳을 방문해야 한다. 하지만 단순히 부대 방문이 목적이 아니라 중국 인민해방군 주요 인사와의 접촉을 늘리고 협의를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군사전략 측면에서 볼 때 핵미사일방어 분야에 있어 양국이 포괄적인 논의를 하지 못할 경우 심각한 기회비용을 지불할 가능성이 크다. 이 분야는 중국이 미국에 대해 많은 관심과 질문을 갖고 있는 영역이기도 하다. 핵태세검토보고서(NPR)를 명확히 설명해 중국이 품고 있는 오해를 풀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우리도 중국의 핵 독트린에 대해 물어볼 것이다. 서로 허심탄회하게 질문을 던지고 공동의 답을 찾을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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