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南 사격훈련땐 2차 3차 타격”]한국군 대응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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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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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연평도 포격땐 K-9 자주포·다연장로켓 → 전투기로 즉각 응징

북한이 한국군의 연평도 해상사격훈련 재개 방침에 대해 ‘2차, 3차의 예상할 수 없는 자위적 타격’ ‘더 심각한 화력 타격의 강도와 포괄 범위’ 운운하며 위협하고 나서 한국군의 대응 시나리오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동안 군 당국은 서해 5도에 전력을 대폭 증강해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비해왔다. 비례성의 원칙이 적용되는 교전규칙에 얽매이지 않는 ‘자위권 차원의 응징’ 방침도 세워둔 상태다. 군 당국은 북한의 도발에 대한 응징 포격은 도발 원점에 국한하기로 했다. 확전을 막기 위해서지만 도발 원점에 대해서는 회생이 불가능할 정도로 타격을 가하겠다는 것이다.

○ 서해 5도에 대한 동시 다발적 포격?

지난달 23일 연평도에 대한 122mm 방사포 포격 도발 때처럼 북한이 연평도에 다시 포격을 가할 경우 해병대 연평부대는 새로 들여온 대(對)포병레이더 ‘아서(ARTHUR)’로 최대한 빨리 도발 원점을 찾아내 K-9 자주포로 응징할 계획이다.

최근 증강 배치한 다연장로켓(MLRS)도 가세한다. 다연장로켓 한 발은 축구장 2개 크기에 타격을 가할 정도로 위력적이다. 이 과정에서 19비행단과 20비행단에서 긴급 출동한 전투기들이 북한의 공중 도발에 대비한다.

하지만 북한이 ‘더 심각한 화력 타격의 강도와 포괄 범위’를 거론한 만큼 사거리 40km의 122mm 방사포뿐만 아니라 후방의 240mm 방사포가 가세할 수도 있다. 240mm 방사포는 60km까지 날아가는 포탄을 무더기로 발사할 수 있다.

나아가 북한은 막강한 화력을 가진 스커드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은 연평도뿐 아니라 백령도 대청도 소청도 등 다른 섬에 대한 동시 다발적 포격 도발을 할 수도 있다.

한국군의 대응사격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2차 도발을 감행할 경우 한국군은 F-15K 등 전투기를 동원해 도발 원점을 폭격할 방침이다. F-15K는 최대 사거리 278km의 공대지 미사일 슬램-ER를 장착하고 있어 대구 인근에서 이륙 즉시 북한 지역을 정밀 공격할 수 있다. 이럴 경우 북한은 휴전선 일대와 해안지역에 배치한 SA-2(사거리 47km)와 SA-5(사거리 260km) 지대공 미사일로 한국군 전투기 요격에 나설 수 있다. 반대로 북한이 전투기를 동원해 2차 도발을 해 올 경우 한국군은 긴급 배치한 지대공 미사일 ‘천마’ 등으로 응징할 것으로 보인다.

○ 서해 NLL 인근 해상으로의 포격 도발

구글 인공위성이 지난달 촬영한 北개머리 해안 포진지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이틀 뒤인 지난달 25일 구글 인공위성이 촬영한 북한 개머리 해안에 배치된 포진지 주변의 모습. 왼쪽 큰 사진의 동그라미지점 네 곳을 각각 확대한 오른쪽 사진들을 보면 1번과 4번 지점의 논 위에는 각각 6대의 방사포가 나란히 배치돼 있으나 2번과 3번 지점의 방사포 진지는 비어 있다. 방사포들이 연평도(왼쪽 큰 사진의 오른쪽 아래에 위치한 섬) 포격 도발을 끝낸 뒤 한국군의 도발 원점에 대한 대응사격을 피하기 위해 서둘러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구글 연합뉴스
북한군이 섬에 직접 타격하는 대신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상으로 포격 도발을 감행할 수도 있다.

북한군은 이미 8월 한국군의 연평도 사격훈련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백령도와 연평도 부근 NLL 인근으로 100여 발의 포를 ‘일제타격(TOT)’ 방식으로 집중 사격한 바 있다. 북한이 나름대로 대응했다는 명분을 쌓는 선에서 상황을 관리하려 한다면 이번에도 그럴 가능성이 크다.

한국군은 북한이 NLL 이북 지역으로 포를 쏠 경우에는 일단 대응을 자제할 방침이다. 그러나 포탄이 NLL을 넘어올 경우 도발 원점에 대한 대응 포격을 할지, 북한군과 비슷한 수준으로 NLL 이북 지역 해상으로 포를 쏠 것인지는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군 안팎에서는 남북이 NLL 인근 해상을 향해 포격을 하는 시나리오가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 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많다.

○ 확성기 설치 장소에 대한 사격 도발

북한이 서해 5도가 아닌 내륙의 비무장지대(DMZ) 일대에 사격 도발을 감행할 수도 있다. 그동안 북한이 줄곧 주장하던 대북 심리전 장비에 사격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

군 당국은 최근 성탄절을 맞아 서부전선 최전방 경기 김포시 하성면에 있는 ‘애기봉 등탑’의 점화를 7년 만에 허용하기로 했다. 등탑은 그동안 철거되지 않고 그대로 보존돼 왔고 점등은 21일쯤 이뤄질 예정이다.

또 북한은 대북 확성기가 설치된 지역에 사격을 가할 수도 있다. 애기봉이나 확성기로 북한군이 사격 도발을 해오면 한국군은 인근 전방초소에서 일제히 대응 사격을 가한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동영상=분당 6발을 발사 하는 K-9 자주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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