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연평도 포격 도발]中 6자회담 제안 이후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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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를 잡아라”… 정부, 외교전 선제대응

‘러시아를 잡아라.’

중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 회동 제안을 계기로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을 둘러싼 한반도 주변국 간 외교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가 러시아와의 협력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중국이 28일 일방적으로 6자 수석대표 회동을 통한 사실상의 6자회담 재개를 제안하고 이를 밀어붙일 태세를 보이는 데 대해 한국과 미국, 일본 정부는 비록 완곡하지만 거부의 뜻을 나타냈다. 한미일 3국은 다음 달 5∼8일에 미국 워싱턴에서 3국 외교장관 회담을 갖고 북한의 연평도 도발에 맞선 공동 대응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그러나 중국은 이런 한미일의 부정적 반응에도 불구하고 양제츠(楊潔지) 외교부장이 26일 지재룡 주중 북한대사를 만난 데 이어 한미일 3국과 러시아 외교장관과의 통화로 본격적인 6자 중재외교에 나섰다. 이런 중국의 움직임이 계속되면 과거 천안함 사건 때처럼 ‘한미일 대(對) 북중러’의 3각 대결구도로 형성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러시아의 지지를 얻어낸다면 6자회담 재개를 요구하는 중국의 압박 기류를 바꾸고 ‘한미일 대 북중러’ 구도의 고착화를 막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이런 협력기류가 북한에 대한 압박을 통해 태도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관건이라고 보고 있다.

정부는 러시아가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보인 태도가 과거 천안함 사건 때와는 다른 강경한 대북 비난 메시지로 일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러시아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북한의 연평도 도발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등 중국과는 차별화된 태도를 나타냈기 때문에 한국에 대한 지지를 끌어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러시아를 잡기 위한 정부의 첫 번째 움직임은 다음 달 초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다음 달 1, 2일 이틀간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열리는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정상회의에 참석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과 회담을 갖고 러시아의 지지를 이끌어낼 계획이다. 아울러 정부는 1일 방한하는 그리고리 로그비노프 러시아 6자회담 차석대표를 통해 6자회담 재개 및 비핵화 방안 등을 조율할 계획이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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