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당권주자 릴레이 인터뷰]<2>정동영

동아일보 입력 2010-09-16 03:00수정 2010-09-16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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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 달겠다고 탈당’ 비판엔… 난 의원직 던졌던 사람
정세균 ‘관리형 대표론’ 주장엔… 씨 없는 수박으론 안돼
민주당 당권 도전에 나선 정동영 상임고문(사진)의 ‘과거’ 정치 궤적은 화려했다. 1996년 전국 최다득표로 정계 입문, 2000년 최연소 최고위원(47세), 두 번의 집권 여당 대표, 통일부 장관 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장, 집권여당 대선 후보(2007년)….

그러나 그후엔 가시밭길이었다. 대선 패배(2007년 12월)→ 총선 패배(2008년 4월 서울 동작을) → 미국행 → 2009년 4·29 전주 덕진 재선거 공천 배제→ 탈당 및 무소속 출마(당선)→ 올 2월 복당….

13일 대전, 충남대의원대회를 마친 뒤 ‘노원 당원 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잠시 상경한 정 고문을 서울역 KTX 상행선 플랫폼에서 만나 상계역까지 지하철 등으로 이동하면서 100여 분간 얘기를 나눴다. 그는 최근 2년의 행보에 대해 “부끄럽다”를 되뇌었다. “말해 뭘 하겠나. 헌신으로 벌충하겠다. 고스란히 지고 가겠다”고 했다.

‘대선 후보가 배지 달겠다고 탈당이라니’라는 비판론을 거듭 전하자 다소 거친 답이 돌아왔다. “스스로 의원직을 던졌던(2004년 총선 때 비례대표 후보직 사퇴) 내가 의원직을 위해 출마했다? 아니다. 난 당시 민주당에 대해 ‘당이 아니다’고 생각했던 거다.” 그러나 곧 “물론 탈당은 부끄러운 일이었다”며 목소리가 잦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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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당권 도전을 둘러싼 여건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5년간 원외였고 민주당에 복귀한 지 고작 7개월을 막 지났다. 현재 의원들과의 친분도, 조직(대의원)도 두터울 리 없다. “탈당은 정체성과 직결되는 문제”(정세균 전 대표, 친노-386그룹), “600만 표에 그친 대선 득표력”(손학규 전 대표) 등 경쟁 후보들의 협공도 가파르다.

그러나 그는 “자신 있다. 민주당 대의원은 거수기가 아니다. 그들은 변화를 원하고 있다”며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청와대로 간 뒤 처음 실시된 2000년 8·30전당대회가 2002년 정권 재창출의 발판이 됐듯 이번 10·3전대는 2012년 정권탈환 여부를 가르는 선거다. 대의원들은 그 점을 보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집단지도체제로 치러진 10년 전 전대에서 그는 중진들을 꺾고 지도부에 입성했고 이후 DJ 면전에서 권노갑 전 의원의 ‘2선 후퇴’를 주장해 당내 정풍(整風)을 점화시켰다. 그를 공격하는 당내 386그룹을 어떻게 보고 있느냐고 묻자 “젊다면 기득권 대신 현상타파에 무게를 두고 변화의 선두에 서야 한다. 그것이 정암 조광조 이후 신진사림이 지켜왔던 것”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임기 말 노 전 대통령과 각을 세웠던 일을 비판하는 친노그룹에 대해 묻자 “이걸 얘기해야 하나…”라며 “노 전 대통령과의 충돌은 통합(열린우리당과 민주당)에 대한 시각이 달랐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가 당 의장으로 지휘했던 2006년 6월 지방선거 완패 직후 상황을 소개했다. 선거 완패 직후 노 전 대통령은 언론에 “선거는 이길 수도 질 수도 있는 것”이라고 했고, 비슷한 시기 정 고문에겐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 등을 5차례 보내 ‘7·26 보궐선거(서울 성북 을) 출마와 총리 기용’을 제안했다고 한다. 그러나 정 고문이 “통합 없는 대선은 불가능하다”고 거절해 멀어졌다는 얘기였다.

그는 “당 대표가 되면 전(全)당원투표제를 도입하고 당원의 힘을 응축하겠다. 먹고사는 문제에 천착하고 ‘담대한 진보’를 통해 힘과 세를 모으겠다. 그래야 집권의 희망이 보인다”고 말했다. 집권전략으로는 사회복지부유세 신설을 제안하면서 “역동적 복지국가로 가기 위해선 재원이 필요하다. 상위 0.1%에게서 부유세를 걷으면 10조 원가량이 조성된다. 지하경제가 투명해지고 부자도 명예로워진다”며 “전대 과정에서 집권전략을 선보이고 있는 유일한 후보가 정동영”이라고 강조했다.

대권 재도전 의사를 묻자 그는 “부적절하다. 3년 전 대선 패배는 모두 내가 부족했던 탓”이라면서도 ‘관리형 대표’론(정 전 대표)에 대해선 “씨없는 수박으론 수박이 나올 수 없다”고 받아쳤다. 그의 ‘말’은 여전히 유려했다. 달변이란 평에 그는 “말은 머리에서 나오기도 하지만 머리와 가슴이 어우러져야 힘을 갖는다”고 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정동영은

▶1953년 전북 순창 출생 ▶전주고-서울대 국사학과 ▶MBC 정치부 차장, 뉴스데스크 주말 앵커 ▶15, 16, 18대 의원(전북 전주 덕진) ▶새정치국민회의 새천년민주당 대변인, 새천년민주당 최고위원, 열린우리당 의장, 대선 후보(2007년) ▶통일부 장관 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장(노무현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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