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물증” 軍 서해바닥 손으로 훑고 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4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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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몰 지점 반경 300m 외에 함수-함미 사이 8km도 수색
수온 오르면서 잠수 가속도… “모래 몽땅 퍼내서라도” 결의


군 당국이 천안함 침몰의 직접적 원인을 제공한 물증을 찾기 위해 천안함이 최초 폭발한 장소 주변의 바다 밑바닥 훑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군 당국은 27일 “최초 폭발지점 및 함수와 함미가 가라앉은 곳의 주변 200∼300m 해역을 핵심 수색대상으로 잡았다”고 밝혔다.

민군 합동조사단은 일단 천안함 폭발이 어뢰 공격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 아래 ‘결정적 파편’이 발견되면 그 폭발물의 제조자를 확인하고 거래 상대를 찾아내 천안함을 공격한 실체를 가려낼 계획이다. 다만 합조단은 북한의 소행 여부에 대해 “아무것도 확인된 것은 없다”며 여전히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군 당국에 따르면 해군 해난구조대(SSU)는 지난 주말부터 심해 잠수를 통한 탐색작업을 재개했다. 군 관계자는 “수심 40m인 최초 폭발지점 주변 해저를 SSU 대원들이 샅샅이 손으로 훑고 있다”며 “무거운 금속재질인 폭발물 파편은 아무리 조류가 세더라도 멀리 흘러갈 수 없다”고 말했다.

서로 8km 거리를 두고 함수와 함미가 각각 가라앉았던 해역도 집중 수색대상이다. 폭발 때 함체 안으로 튄 파편이 함께 떠내려가다가 빠져나와 해저에 묻혔을 수도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군 당국은 그동안에는 백령도 남쪽 해역의 수온이 섭씨 3도까지 떨어져 잠수요원들이 탐색활동을 하기 어려웠다고 전했다. 이 정도 수온에서는 저체온증에 따른 사고가 우려돼 잠수가 곤란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군 당국자는 “수온이 지난 주말 6도로 오르면서 천안함 함체와 다른 ‘금속성 이물질’ 찾기가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최초 폭파지점의 밑바닥은 조류 때문에 시계가 1m에 불과하며, 바닥은 진흙 같은 펄이 아니라 모래가 더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썰물과 밀물이 교차하면서 바닷물의 흐름이 일시적으로 느려지는 정조(停潮) 때는 시계가 좋아진다고 군 관계자는 설명했다.

그동안 해저 탐색작업에 투입된 쌍끌이 어망, 무인잠수정인 해미래호, 조개를 채취하는 어구인 형망(刑網)을 활용한 바닥 뒤지기 노력은 아직 큰 성과를 내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탐색작업을 주도하는 해군은 “사고 원인을 끝까지 낱낱이 밝히라”는 이명박 대통령의 19일 TV 연설을 군 통수권자의 공개 명령으로 받아들여 결의를 다지고 있다고 군 관계자가 전했다.

이 관계자는 “눈과 손으로 파편을 못 찾으면 바닥 모래를 몽땅 퍼내서라도 그 안에서 파편을 찾아내겠다는 열의가 높다”고 전했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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