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안팎 “아프간 파병 500~600명 될듯”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1월 19일 03시 00분


실사단 “재건팀 150명 이상”… 당초보다 20명 늘어
주둔지역 상황따라 유동적… 추가 실사 후 최종 확정


정부의 아프가니스탄 현지 실사단이 귀국함에 따라 한국군 파병 규모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조만간 국방부 차원의 실사팀을 아프간에 한 차례 더 보내 실사를 벌인 뒤 파병 규모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정부는 아직까지 파병 규모를 공식적으로 밝힌 적이 없지만 내부적으로 300명 안팎을 검토해 왔다. 하지만 실사단 대표인 이용준 외교통상부 차관보가 18일 “지방재건팀(PRT) 민간 인력이 전체적으로 150명 이상이 될 것”이라고 밝힘에 따라 파병 규모도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는 당초 PRT 인력 130명가량이 필요하다고 밝혔었다.

군 관계자는 “병력의 주 임무가 PRT 민간인력 보호인 만큼 PRT 인력이 늘어나면 병력도 그만큼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아직 정해진 것은 없지만 최대로 늘어도 1000명은 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군 안팎에서는 500∼600명 선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군의 파병 규모 결정에는 △파견 병력의 임무 △주둔지의 지형과 정세 △인근 부대와의 작전 연계성 등이 중요한 판단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파견 병력의 주 임무는 PRT 인력의 보호와 주둔지 경계다. 통상 군에서는 민간인 1명을 보호하는 데 3, 4명의 병력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PRT 150명을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병력은 450∼600명 선이 된다.

주둔지의 지형과 정세도 중요하다. 군 관계자는 “유력한 주둔지로 거론되는 파르완 주 차리카르 시는 상당히 안전한 곳으로 꼽히고 있어 대규모 병력이 필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PRT를 운영하는 나라는 미국 영국 독일 등 모두 14개국이다. PRT 1개를 운영하는 데 이들 국가가 파견한 병력은 250명부터 9000명까지 다양하다.

인근 부대와의 유사시 작전 연계성도 중요한 요소다. 차리카르 시는 미군 바그람 기지에서 15km 정도밖에 안 떨어져 있어 유사시 미군과 연계 작전이 가능한 지역이다. 이 관계자는 “인근에 협력할 부대가 없을 경우 2000∼3000명 정도의 병력이 있어야 독자생존이 가능하지만 인근 부대와 연계할 경우에는 병력이 많이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군은 아프간 파병에 대한 국회 동의가 이뤄지면 곧바로 파병 부대의 작명(作名)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육군이 내부 공모 등을 거쳐 후보군을 추려내 국방부가 최종 결정한다. 이라크에 파병됐던 자이툰부대의 ‘자이툰’은 아랍어로 ‘평화’를 뜻하며, 아프간 바그람에 파견된 의료지원단 동의부대의 ‘동의’는 허준의 ‘동의보감’에서 따왔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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