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포 강한 北, 사정권 유인 작전?

  • Array
  • 입력 2009년 11월 12일 03시 00분


코멘트

해군 ‘히트앤드런’ 전술 의식, 전남함 외곽 머물며 지원사격

10일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한 북한 경비정은 남한 함정들의 소나기 포화를 받은 뒤 반파된 채 퇴각했다. 한국 해군이 7년여 만에 해상교전에서 완승할 수 있었던 것은 북한 해군의 ‘연안방어’ 전술을 철저히 연구해 대비한 결과라고 군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북한 해군은 옛 소련의 연안방어 전술을 답습해 근해에서 교전이 벌어질 경우 해상의 경비정과 도서 및 해안지역의 해안포, 지대함미사일을 한 팀으로 운용한다.

이번에 교전이 발발한 대청도 맞은편 기린도 등에는 북한의 해안포와 지대함미사일이 집중 배치돼 있다. 이들 도서에서 NLL까지 거리는 5∼6km에 불과해 남한 함정을 직접 타격할 수 있다.

북한 경비정이 화력이나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한국군 함정에 먼저 조준사격을 가한 것도 이른바 치고 달아나기(hit and run) 전술로 남한 함정을 유인한 뒤 해안포나 지대함미사일로 타격해 격침시키기 위해서였을 것으로 군사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교전 당시 북한 경비정은 비록 1척에 불과했지만 NLL 이북 인근 도서에 배치된 해안포와 지대함미사일은 남한 함정들이 유효사거리에 들어오길 노렸을 것이라는 얘기다.

특히 북한의 실크웜 지대함미사일은 2, 3발로 5000t급 이상의 대형 구축함을 격침시킬 정도로 위력이 강력하다.

이런 상황을 잘 아는 해군은 이번 교전 중에도 북한 경비정과 3km 이상 거리를 유지하면서 집중사격을 했다.

1차 연평해전 때 아군 함정이 북한 경비정과 충돌해 밀어내던 상황, 2차 연평해전 때 차단 및 시위기동을 하느라 근접교전을 하던 상황과는 확연히 달랐다. 특히 덩치가 크고 기동성이 떨어지는 울산급 호위함(FF)인 전남함(1800t)은 실크웜 미사일의 사거리 밖에서 지원사격을 해 북한에 역습의 빌미를 주지 않았다.

군 소식통은 “북한 경비정의 아군 유인전술은 완전히 실패했다”며 “북한 경비정은 NLL 인근에서 기동할 때 육상 지휘부에서 시시각각 방향과 좌표를 지시받기 때문에 NLL 월선은 결코 우발적일 수 없다”고 말했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