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보즈워스 방북 北에 통보… 5가지 궁금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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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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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북 결정을 북한 측에 공식 통보했다. 필립 크롤리 미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는 10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동맹국 및 파트너들과 신중한 검토와 광범위한 협의를 거쳐, 방북 준비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보즈워스 특별대표가 행정부 관련 부처의 소수 인원으로 구성된 팀을 이끌고 방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1] 가긴 가는데 날짜는 모른다… 왜?
[2] ‘당근’ 싸들고 갈까… 6자복귀만으로 보상 안할듯
[3] 2차 북미회담 될까… 강석주와 1차 라인 구축
[4] 김정일과 만날까… 美, 친서여부 모르쇠 일관
[5] 서해교전 변수될까… “북-미대화에 영향 없을 것”


그는 방북 시기와 관련해 “(아직) 방북 시점은 결정되지 않았다”며 “다만 올해가 가기 전 북-미 대화가 열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크롤리 차관보는 보즈워스 특별대표의 방북 목적과 관련해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촉진하고 북한의 2005년 9·19 공동성명에 대한 이행의지 재확인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즈워스 특별대표의 공식 파트너는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이다. 강 부상은 2002년 10월 제임스 켈리 전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와의 면담에서 2차 북핵 위기의 시작을 알리는 농축우라늄 프로그램 가동을 시인한 후 7년 만에 처음으로 공식 회담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다. 보즈워스 특별대표의 방북은 지난해 8월 크리스토퍼 힐 당시 6자회담 수석대표의 방북 이후 책임 있는 당국자의 첫 공식 방문이다. 5대 쟁점을 짚어 본다.

①방북 시점을 정하지 못한 속내

북한이 이근 미국국장의 방미 기간 중 확실한 6자회담 복귀의 시그널을 주지 않은 탓으로 보인다. 크롤리 차관보는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확신하느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며 “다만 북한이 이번 회담의 목적을 이해하고 있다고 믿는다”고만 답했다. 6자회담 한국 측 대표를 지낸 브루킹스연구소의 박선원 방문연구원은 “보즈워스 특별대표의 방북 결정은 북-미 관계 개선을 위한 능동적인 미국의 판단이라기보다는 유화적으로 나오는 북한에 대한 수동적인 반응에 가깝다”며 “대화의 목표에 대해 여전히 이견이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②보즈워스 보따리에 당근은 있을까

워싱턴의 대체적인 기류는 이번 방북이 협상용이 아니라 북한의 대화 유도가 주요 목적인 만큼 대화 복귀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할 가능성은 낮다는 쪽이다. 크롤리 차관보는 “6자회담 복귀만으로 북한에 보상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과거 합의사항을 준수하는 북한의 긍정적인 조치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애틀랜틱카운슬에서 북한 정보 분석담당관을 지낸 스티븐 코스텔로 프로글로벌 대표도 “오바마 대통령이 보즈워스 특별대표에게 협상의 전권을 위임하며 특사 자격을 줄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말했다.

북한이 얼마만큼 성의를 보이느냐가 변수라는 지적도 있다. 크롤리 차관보는 “북한이 전향적으로 나올 경우 다른 가능성이 열릴 수 있다”고 말했다.

③2차 북-미 회담 이뤄질까

전문가들은 이번 회담 이후가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어차피 첫 만남에서 비핵화를 위한 돌파구를 마련할 가능성이 없는 만큼 이른 시기에 미국이나 제3의 장소에서 2차 보즈워스-강석주 회담을 재개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 어차피 한 번에 많은 진전을 이루기 어려운 것이 확실한 현실을 양측이 인정하고 가장 이른 시일 내에 2차 회담을 해야 한다는 것. 이는 북-미 양자가 이번 대화에 얼마나 진지하게 임하느냐를 판단할 수 있는 척도로도 볼 수 있다.

④김정일 국방위원장 면담 이뤄지나

국무부 고위 당국자는 보즈워스 특별대표의 오바마 대통령 친서 전달 여부와 김 위원장 면담 가능성에 대해 “모른다”고만 했다. 전문가들은 보즈워스 특별대표가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선 방북 전 오바마 대통령과의 단독 면담을 통해 무게감을 가질 수 있도록 모양새를 취해 줘야 한다고 조언한다. 파트타이머라는 약점을 노출했고 대북정책 수립 과정에서 소외되는 듯한 인상을 줬던 보즈워스 특별대표가 강 부상과 대화를 갖기 위해서는 정치적으로 힘을 실어줄 필요가 있다는 것.

⑤서해교전과 북-미 대화 재개의 함수

클린턴 장관은 11일 서해에서 발생한 남북 간 교전이 보즈워스 특별대표의 방북 결정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클린턴 장관은 이날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각료회의에 참석해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은 보즈워스 특별대표의 방북이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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