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지원, 한국이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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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0월 23일 03시 00분


美, 한반도 위기시 핵우산-MD 등 ‘확장된 억지력’ 제공 명문화

한미 국방장관 안보협력 ‘악수’김태영 국방장관(오른쪽)과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이 22일 서울 용산 국방부 회의실에서 열린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회의 시작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변영욱 기자
한미 국방장관 안보협력 ‘악수’
김태영 국방장관(오른쪽)과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이 22일 서울 용산 국방부 회의실에서 열린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회의 시작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변영욱 기자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은 22일 “한국이 아프가니스탄에 언제 어느 수준으로 지원할 것인지는 전적으로 한국 정부의 결정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게이츠 장관은 이날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김태영 국방부 장관과 제41차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를 마친 뒤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게이츠 장관은 “미국은 지금까지 구체적인 아프간 지원 방안을 한국에 요청한 바 없다”면서도 “아프간은 경찰과 군대 육성, 재건사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가 아프간 지원 사업에 자발적으로 동참해 줄 것을 요청한 것이다. 그는 전날 서울 용산구 한미연합사령부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한국의 국제적 군사 기여는 자국의 안보와 사활적(vital) 국익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국 국방장관은 16개항의 SCM 공동성명을 통해 한반도 위기 발생 시 미국은 세계 전역에서 가용한 미군 전력을 증강 배치하는 한편 핵우산과 재래식 타격 능력, 미사일방어(MD) 능력 등 ‘모든 범위’의 확장된 억지력(extended deterrence)을 제공하기로 했다. 한미 양국은 2006년 워싱턴에서 열린 제38차 SCM에서 북한의 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확장된 억지력 개념을 도입했다. 그 실현 수단이 공동성명에 포함된 것은 처음이다.

하지만 한미 양국은 ‘모든 범위(the full range)’라고 제시한 확장된 억지력의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는 합의를 보지 못했다고 군 관계자가 전했다. 이에 따라 양국은 조만간 확장된 억지력의 내용을 논의하기 위한 국장급 수준의 실무회담을 개최하기로 했다.

양국 장관은 또 월터 샤프 한미연합사령관으로부터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보고를 받고 2012년 4월 17일까지 전환 작업을 끝낸다는 기존 합의 내용을 재확인했다. 한편 신각수 외교통상부 제2차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아프간 지원과 관련해 한미 간에 협의가 있었느냐’는 민주당 송민순 의원의 질문에 “지원을 어떻게, 어떤 규모로 할지는 한국 정부의 독자적 판단에 따라 결정된다”고 답했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확장된 억지력(extended deterrence)
미국이 동맹국에 대한 적국의 핵위협이나 핵공격 시 재래식 전력은 물론 전술·전략핵무기를 총동원해 즉각 응징한다는 개념. 2006년 제38차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 때 북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처음으로 공동성명에 포함됐다.

한미 국방장관,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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