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박정희 前대통령 묘 사이 264㎡ 규모로

  • 입력 2009년 8월 21일 02시 58분


■ 장지 서울현충원

“유족측, 소박하게 해달라 요청”
봉분 가로 16m-세로 16.5m

국립서울현충원은 20일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묘역을 서울 동작구 동작동 서울현충원의 국가유공자 제1묘역 하단에 조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의 묘역은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역에서 각각 100m, 350m 떨어져있다. 바로 옆에 조선 중종의 후궁이자 선조의 할머니인 창빈 안씨의 묘소가 있다.

정진태 서울현충원장은 “유족 측에서 묘역을 최대한 소박하고 검소하면서도 친환경적으로 조성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묘역 규모는 국립묘지설치법에 따라 봉분과 비석, 상석, 추모비 등을 합쳐 264m²(약 80평)이며 계단과 진입로 등을 포함해도 495m²(150평)를 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립묘지설치법에 따르면 국가원수 묘소는 가로 16m, 세로 16.5m 규모로 지름 4.5m의 원형봉분과 비석, 상석, 향로대, 추모비 등으로 이뤄진다. 봉분 높이는 2.7m이고 애석(화강암 일종)으로 만든 12개의 판석이 묘두름돌로 세워져 봉분을 지지하게 된다. 높이 3.46m의 비석 앞면엔 ‘제15대 대통령 김대중의 묘’, 뒷면엔 출생과 사망일시 및 장소, 가족사항, 주요공적과 경력 등이 새겨진다. 오석(화산암 일종)으로 만들어질 비석 상단엔 국가원수를 상징하는 봉황무늬 조각이 화강암으로 제작돼 올려진다.

이날 서울현충원에선 굴착기 2대가 비탈진 야산의 나무와 잡초를 제거하고 고른 땅에 25t 트럭이 흙을 쏟아 붓는 등 본격적인 묘역조성 작업이 진행됐다. 현충원 측은 “평탄작업에 사용된 흙은 서울 올림픽공원 내 백제박물관 건립을 위한 터 파기에서 나온 질 좋은 흙”이라며 “25t 트럭으로 50대 분량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DJ의 유족은 이날 이른 새벽부터 묘역조성 지역에 간이천막을 치고 작업현장을 지켜봤다. 현충원 관계자는 “DJ의 묏자리는 지관과 DJ의 장조카가 정한 것으로 안다”며 “장소는 굉장히 좁지만 유족의 뜻에 따라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DJ의 묘역은 앞으로 유족이 희망할 경우 부인의 합장도 가능하다.

서울현충원의 국가원수 묘역에 안장된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역은 주차장과 진입로 등을 포함해 각각 1650m²(약 500평)와 3630m²(약 1100평)이다. 두 전직 대통령의 묘역은 국립묘지 설치법 제정 이전에 만들어져 DJ 묘역과 규모에서 차이가 난다고 서울현충원 측은 설명했다.

정부는 서울현충원의 공간이 부족하자 2004년 6월 국립대전현충원에 전직 국가원수 서거에 대비해 8위의 안장이 가능한 9653m² 규모의 국가원수 묘역을 조성했다. 2006년 10월 22일 서거한 최규하 전 대통령이 처음으로 이곳에 안장됐다. 나흘 뒤 최 전 대통령의 부인인 홍기 여사도 합장됐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 국장 기간 기업-가정도 弔旗 ▼

행정안전부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장례의식이 국장(國葬)으로 치러지게 됨에 따라 관공서와 기업은 물론 각 가정에서도 영결식이 열리는 23일까지 조기(弔旗)를 달아야 한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조치는 ‘국장·국민장에 관한 법률’ 및 ‘대한민국 국기법’에 따른 것이라고 행안부는 설명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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