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남-김양건-원동연… 北 조문단 면면

  • 입력 2009년 8월 21일 02시 58분


김기남, 체제 선전-유지 핵심 역할
김양건, 노동당 대남사업 총관장
원동연, 20여년간 남북접촉 단골

북한이 21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빈소에 파견할 조문단은 규모 면에서 역대 최대일 뿐 아니라 지위도 최상급이다. 김기남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83)가 상징적인 대표를 맡았지만 이하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71) 등 4명은 대남 협상 전문가라는 점에서 북한이 조문을 명분으로 당국과 비밀스러운 대화를 추구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김 비서는 김정일 정권과 북한 체제를 대내외에 선전하며 체제 유지의 핵심 업무를 관장하고 있다. 1992년 비서직에 올라 노동당 내 선전선동부를 담당해 왔으며 2003년부터 노동당 역사연구소장을 겸직해 왔다. 올해 들어 18일까지 김 위원장의 현지지도(시찰)를 59차례 수행해 측근 엘리트 중 최다를 기록했다. 2005년 8·15민족대축전 당시 북측 방문단 대표로 방한해 6·25전쟁 이후 북측 당국자로는 처음으로 국립서울현충원에 헌화하고 당시 입원 중이던 김 전 대통령을 병문안 한 바 있다.

김 부장은 노동당 대남사업 전반을 관장하고 있다. 2007년 말부터 대남사업 분야에 몰아친 대대적인 사정(司正)을 견디고 살아난 그는 최근 북한의 대외정책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달 4일 김 위원장과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접견에 배석했고 16일 김 위원장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회동도 이끌어냈다. 2007년 10월 2차 남북정상회담 때도 두 차례 서울을 극비리에 방문했다.

원동연 아태평화위 실장(62)은 20여 년 동안 주요 남북 접촉에 빠짐없이 관여해 온 베테랑이다. 조국통일연구원 부원장을 겸한 그는 2007년 2차 남북 정상회담과 총리회담 때 막후에서 합의문안을 조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무자로 서울에 오는 맹경일 이현 아태평화위 참사도 2007년까지 각종 회담에 참여한 차세대 일꾼으로 꼽힌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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