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광장 참배 9700명 넘어… “우느라 잠 못자” 애도 물결

  • 입력 2009년 8월 20일 03시 03분


서울광장 분향소 한밤에도 추모행렬 19일 오후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 마련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분향소에는 밤에도 조문행렬이 이어졌다. 서울시는 서울광장에 차린 분향소를 24시간 운영하기로 했다. 사진공동취재단
서울광장 분향소 한밤에도 추모행렬 19일 오후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 마련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분향소에는 밤에도 조문행렬이 이어졌다. 서울시는 서울광장에 차린 분향소를 24시간 운영하기로 했다. 사진공동취재단
■ 전국 분향소 인파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이틀째인 19일 전국 94곳(오후 11시 현재)에 마련된 공식분향소에는 시민들의 추모 발길이 이어졌다. 시도별로는 김 전 대통령의 출신지역인 전남에 가장 많은 25개 분향소가 설치됐다. 특히 고인의 고향인 신안군 하의도, 모교인 목포 전남제일고(옛 목포상고), 5·18민주화운동의 상징적 장소인 광주 동구 금남로 옛 전남도청 앞, 그의 이름을 딴 김대중컨벤션센터 등에 설치된 분향소에는 하루 종일 추모행렬이 끊이지 않았다.

○ 서울광장 분향소, 헌화 묵념 이어져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 마련된 분향소에서는 오전 10시 50분경 정세균 대표, 이강래 원내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와 당직자 50여 명의 단체 헌화를 시작으로 일반 시민들의 헌화와 묵념이 이어졌다.

대형 영정과 2만여 송이의 국화로 단장한 분향소에는 ‘그리운 금강산’ ‘우리의 소원’ 등의 노래가 은은히 울려 퍼졌다.

서울광장 분향소의 상주를 맡은 민주당 지도부는 분향소를 교대로 지키며 시민들을 맞았다. 교복 차림의 여고생, 백발의 노인 등 무더위 속에서도 많은 시민이 분향소를 찾았다. 영정 앞에서 절을 하거나 헌화 도중 눈시울을 붉히는 시민도 적지 않았다. 정순희 씨(71·여·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는 “서거 소식을 듣고 우느라 밤새 한숨도 못 잤다”며 “아버지의 장례식장에 온 심정이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오후 11시 현재 시민 9700여 명이 분향소를 찾았다고 밝혔다.

오후 6시 10분경 김 전 대통령의 지지자라고 밝힌 60, 70대 노인 30여 명이 이른바 ‘시민상주’들에 의해 서울광장 한쪽 구석에 따로 설치된 ‘시민 분향소’의 철거를 요구하다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 고향 하의도에는 새벽부터 조문 행렬

김 전 대통령의 고향 하의도에 마련된 분향소에는 새벽부터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김 전 대통령의 친척, 주민 등 50여 명은 오전 5시 반경 하의면사무소 2층에 마련된 분향소를 찾아 헌화 분향하고 명복을 빌었다. 김 전 대통령의 11촌 조카 김원인 씨(71)는 “지난밤 분향소가 늦게 설치되는 바람에 새벽에 나왔다”며 “친인척들이 바쁜 농사일을 접어 두고 돌아가며 조문객을 정성껏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인을 임종한 조카 김홍선 씨(48)는 이날 목포에서 첫 배를 타고 분향소에 도착했다. 김 씨는 “가족회의를 거쳐 고향에 상주 자격으로 내려왔다”며 “임종 직전에 가족들이 한 분씩 돌아가면서 말을 건넸는데 작은아버지(김 전 대통령)께서 그 말을 알아들으셨는지 눈물을 흘리셔서 닦아드렸다”고 말했다.

○ 봉화산과 봉하마을에도 분향소 설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골을 모셨던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화산 정토원에도 분향소가 설치됐다. 정토원은 이날 오전부터 법당인 수광전에 김 전 대통령의 영정을 모신 제단을 차리고 조문을 받았다. 이 법당에는 5월 서거한 노 전 대통령의 영정도 함께 있다.

노 전 대통령의 묘역이 있는 봉하마을에도 김 전 대통령의 분향소가 설치된다. 노 전 대통령 측 김경수 비서관은 “평화와 민주주의 발전에 헌신해 온 김 전 대통령을 기릴 수 있도록 봉하마을에도 분향소를 설치키로 했다”고 밝혔다.

우정열 기자 passion@donga.com

하의도=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김해=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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