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민주화의 상징 타계” 외신들 긴급 타전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8월 18일 18시 09분



외신들은 18일 “한국의 민주화운동과 남북 간의 평화를 이끌었던 지도자가 서거했다”며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일제히 긴급 보도했다.
AP통신은 “김 전 대통령은 암살 위협과 사형 선고 속에서 오랫동안 야당 지도자로 활동했으며 북한과 화해하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으로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며 “민주주의와 인권 옹호의 챔피언으로서 명성을 얻었다”고 평가했다. AFP통신은 “한국 민주화운동의 최전선에 섰던 분”이라고 평가하며 군사정권의 박해로 생명에 위협을 받았지만 미국과 일본의 적극적인 구명운동으로 위기를 모면했다고 보도했다.
CNN은 긴급뉴스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한국에서 또 한 명의 전직 대통령이 서거했다”며 김 전 대통령의 일대기를 방송했다. BBC는 “김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와 남북통일을 추구하는 데 일생을 바쳤다”며 1997년 대선에서 승리해 처음으로 평화적인 정권 교체에 성공했다고 소개했다.
뉴욕타임스는 “김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에 힘입어 남북 간에 도로와 철도가 연결되고 200만 명의 남한 사람이 금강산을 방문하는 등 남북 간 긴장이 완화됐다”고 설명한 뒤 “하지만 북한에 대한 수십억 달러의 원조와 교역에도 불구하고 돌아오는 것이 별로 없는 것에 지친 남한 국민들이 이명박 대통령을 선출하고 햇볕정책을 폐기시키면서 김 전 대통령은 말년을 슬픔 속에 보냈다”고 전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1면짜리 ‘속보 호외’를 통해 “한국을 대표하는 정치지도자로 남북 화해 교류와 한일관계 개선에 진력한 김 전 대통령이 18일 서거했다”며 “재임 중 대화를 바탕으로 북한 체질 변화를 겨냥한 햇볕정책을 폈고 2000년 6월 한국 대통령 최초로 평양을 방문해 남북공동선언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제1야당인 민주당의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대표는 18일 ‘김 전 대통령 각하의 서거를 애도합니다’라는 성명을 통해 “각하는 민주화운동의 상징이며, 한국 근대화에도 큰 공헌을 하셨다”며 애도를 표했다. 이어 “김 전 대통령은 일본과 관계가 깊었으며, 대통령 재직 시에는 양국 간 민간 교류 활성화에 큰 기여를 하셨다”고 밝혔다.
중국 신화통신은 김 전 대통령이 서거한 지 20여분 만에 1보를 내보낸 데 이어 시시각각 속보를 내보냈으며, 중국중앙(CC)TV도 정규보도 중간에 김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보도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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