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원 개원 10년… 탈북자 1만4297명 거쳐가

입력 2009-07-08 03:04수정 2009-09-22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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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형 직업교육 강화 필요”

1999년 7월 8일. 경기 안성시에서 탈북자 정착지원 시설 ‘하나원’ 개소식이 열렸을 때 탈북자들이 앞으로 얼마나 남한으로 올지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당시 한국에 입국한 탈북자는 1002명. 6·25전쟁이 종전된 1953년 7월 이후 46년간 북한에서 남한으로 온 전체 인원이었다. 하나원은 1994년부터 남한에 입국하는 탈북자가 매년 40∼80명씩 되자 이들의 남한 사회 정착을 지원하기 위한 전문적인 교육시설로 세워졌다. 그로부터 10년이 흘렀다. 탈북자는 한 해 수십 명에서 지난해 3005명으로 폭발적으로 늘었다. 하나원을 거친 탈북자들도 지난달 말 현재 1만4297명에 이른다.

○ 비약적 성장

3일 경기 양주시에 하나원 분원이 문을 열었다. 이곳에서는 약 250명의 탈북자가 동시에 교육받을 수 있다. 하나원 안성 본원까지 포함하면 1000여 명의 탈북자들을 한꺼번에 수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1999년 150명 수용 규모로 문을 연 하나원이 7배 가까이 커진 것이다. 하나원 교육기간도 3개월에서 2개월로 줄었다가 다시 3개월로 늘었고 수업 내용도 정교하게 다듬어졌다. 특히 한국 사회에 대한 이해와 직업기초능력 훈련시간이 많이 늘었다. 가장 인기 있는 강의시간은 컴퓨터교육 시간. 또 한국의 입맛에 아직 적응이 되지 않은 탈북자들에게는 된장국과 생선, 나물류, 두부 반찬이 가장 인기를 얻고 있다.

하나원은 무엇보다 불안에 떠는 탈북자들의 정서를 안정시키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또 남한 사회에 대한 문화적 이질감을 해소하고 사회경제적 자립 동기를 부여하는 데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 탈북자 정착의 문제점

하지만 수십 년간을 서로 다른 경제체제에서 살아온 탈북자들의 이질감을 3개월간의 하나원 교육으로 완전히 치유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똑같이 입히고 먹여주던 하나원을 졸업해 사회로 뿔뿔이 흩어진 탈북자들은 남한 사회의 ‘진입장벽’과 편견에 막혀 큰 좌절감을 느끼게 된다. 통일부가 지난해 11월 탈북자 36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내 취업 탈북자들의 평균 근로 소득은 93만7000원에 불과했다. 최근 1년간 자살한 사람만도 4명이나 된다.

차제에 하나원 교육을 지금처럼 획일화하지 말고 탈북자별로 다양화 세분화하는 ‘맞춤형 교육’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또 현장 직업교육을 강화해줬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그러나 이 모든 것도 당사자들인 탈북자들이 적극 나서지 않는 한 큰 효과를 거두긴 어렵다. 9년 동안 탈북자 정착지원 업무를 해왔던 전승호 전 통일부 정착지원과장은 “1980년대에는 막대한 정착금과 좋은 직장을 주었어도 귀순자들이 사회적응에 실패한 경우가 많았다”면서 “정책도 좋아야 하지만 무엇보다 당사자들의 의지와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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