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EAN-Korea Summit]아세안은 넓고, 할 일은 많다

  • 입력 2009년 6월 2일 04시 43분


세계 인구의 10% 차지…천연자원-노동력 풍부
한-중-일 시장진출 경쟁

아세안 10개국에는 4000여 개의 한국기업이 진출해 있다. 이 지역에는 세계인구의 10%가량이 산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약 2200달러(2007년 기준)로 구매력에서는 아직 선진국에 비해 많이 낮다. 그러나 천연자원과 노동력이 풍부하고, 최근에는 선진국들의 지속적인 직접 투자가 이뤄지면서 성장에 더욱 가속도가 붙고 있다. 한국뿐 아니라 일본, 중국 등 동북아시아 3국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이유다.

○ 한국기업 4000여 개 진출-한국에 온 아세안 기업도 600여 개

아세안 국가들 가운데 한국 기업들이 많이 진출해 있는 나라는 베트남, 싱가포르, 인도네시아다. 2009년 현재 KOTRA 통계에 따르면 베트남에는 전자, 전기, 섬유, 철강, 건설 등 국내 주요 산업군의 1520여 개 기업이 진출해 있다.

남양, 화승(이상 섬유기업), 포스코, 삼성전자, LS산전, 기업은행, 롯데상사, 금호건설 등이 대표적인 기업. 현지에 주재하고 있는 한국 기업인 수는 8400명, 현지인 고용 규모도 36만여 명에 이른다. 2007년에는 베트남의 누계기준 최대 투자국에 한국이 오르기도 했다.

아세안의 무역허브인 싱가포르는 아세안 10개국 가운데 금액(2008년 247억 달러) 기준 한국의 최대무역국이다. 대표적 진출 기업은 삼성전자, LG전자, 대우인터내셔널, LG상사, 외환·신한·우리은행, 현대미포조선, 쌍용건설, SK에너지, 대림 등. 싱가포르를 필두로 말레이시아, 필리핀 지역의 기업들 가운데는 현지 기업이 국내로 진출한 사례도 꽤 된다. 현재 아세안 기업들 가운데 국내에 100만 달러 이상 투자한 기업의 수는 220여 개, 100만 달러 이하로 투자한 기업은 400개 정도다.

○ 자원 풍족 아세안-진출·투자 확대해야

인도네시아에는 섬유, 금속, 전자, 무역, 전력 등 분야에 952개, 2500여 명의 기업과 주재원이 나가 있다. 진출 제조업체 수로만 보면 베트남의 뒤를 잇는 두 번째 진출 시장이다. 그러나 무역 수지는 적자다. 천연가스, 석탄, 원유 등 자원 수입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말레이시아(고무, 주석), 브루나이(석유, 가스, 광물자원)와의 무역 거래도 적자다. 지난해 아세안과의 무역거래액 902억 달러 중 수입액은 절반에 가까운 409억 달러로,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은 자원 수입에서 비롯됐다.

한편 한국 기업의 진출이 가장 미미한 지역은 라오스와 브루나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브루나이의 경우 1996년까지만 해도 건설투자가 비교적 활발해 시내 최대규모의 사원 및 백화점, 공원 등을 국내 건설사들이 시공했다”며 “그러나 이후 대형건설 사업이 거의 없어 2006년을 기점으로 국내 건설사들 대부분이 철수한 상태”라고 전했다. 이런 까닭에 이 두 지역에는 KOTRA 역시 진출해 있지 않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국내 기업들에 아세안 시장에 대한 산업 및 투자 정보 제공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한-아세안센터 등 관련 기관의 기능을 확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직까지 국내 기업들의 아세안 진출은 주로 섬유, 봉제, 전자 등 분야에서 저임금 제조업 생산기지를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 강한 것이 사실이다. 반면 일본, 중국 등은 아세안 지역 자원을 선점하고, 현지 기업 인수합병 등을 통해 내수시장 장악력을 키워나가는 추세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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