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운 국방위 지도원 임명설…후계자 수업 시작여부 주목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4월 27일 02시 58분



정보당국 “첩보 확인중”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3남 정운 씨(26·사진)가 최근 국방위 조직지도원에 임명돼 공직생활을 시작했다는 첩보를 정보당국이 입수해 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첩보가 사실일 경우 정운 씨가 9일 열린 최고민회의 제12기 1차 회의에서 확대 강화된 국방위에서 후계자 수업을 시작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가능해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보 당국자들은 26일 “정운 씨의 국방위 진입 관련 첩보가 있어 현재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반응은 지난해 이후 북한 후계자 문제에 대해 “확인할 수 있는 게 없다”며 매우 신중한 견해를 밝히던 태도와는 사뭇 달라 정보당국도 이번 첩보는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다고 보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연합뉴스도 이날 대북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최고인민회의 제12기 1차 회의가 열리기 며칠 전 정운 씨에게 국방위 지도원 직책이 맡겨진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정운 씨가 실제로 지도원에 임명됐고 이것이 후계자 수업의 시작을 의미하는 것이라면 아버지 김 위원장이 노동당에서 후계자로서의 기반을 마련한 것과는 전혀 다른 길을 걷게 될 가능성이 높다.

김 위원장은 22세 때인 1964년 김일성종합대를 졸업하고 노동당 조직지도부 지도원으로 공직에 입문했다. 김일성 주석이 1960년대 말 김 위원장을 후계자로 낙점한 이후 김 위원장은 1974년 당 중앙위 5기 8차 전원회의에서 정치국 위원에 선출돼 후계자로 확정됐다. 그는 이어 38세 때인 1980년 제6차 당 대회에서 정치국 상무위원이 되면서 후계자로서 공식 석상에 나타났다.

반면 정운 씨는 국방위 지도원으로 출발해 실무 경험을 쌓으면서 과장, 실장, 참사, 국장 등의 실무 책임을 맡은 뒤 국방위원 등으로 승진하면서 공식 후계자로 부상할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 후계 문제 전문가인 이승렬 박사는 “북한에서 후계구도가 완성되려면 지명된 후계자가 자신의 조직기반과 인맥, 내부 규율 등을 형성해야 한다”며 “첩보가 사실이라면 앞으로 국방위 내부에 노동당 조직지도부와 유사한 조직과 기능이 생성돼 후계 구도를 구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위원장은 최고인민회의 12기 1차 회의에서 자신의 매제인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을 국방위원에 임명하고 전체 국방위원을 13명으로 늘리는 등 국방위를 확대 강화했다. 북한이 아직까지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는 헌법 개정도 이와 관련된 것일 가능성이 크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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