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근로자도 일감 떨어질까 걱정”

  • 입력 2009년 3월 17일 02시 57분


南근로자 294명 귀환 표정

사실상의 억류 이틀 만인 16일 경기 파주시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로 귀환한 개성공단 근로자들은 남측으로 돌아오자마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날 오후 3차례로 나누어 돌아온 근로자들은 “큰 이상 없이 근무해 왔지만 제때 돌아오지 못해 걱정을 많이 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오후 3시 159명, 4시 114명, 5시 21명이 돌아오는 등 이날 모두 294명이 귀환했다. 당초에는 453명이 귀환할 예정이었으나 돌아오지 않은 인원은 자진해서 계속 남아 조업하기로 했다.

공장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안모 씨(60)는 “북한 근로자들은 별 반응이 없었지만 우린 예정된 날짜에 돌아오지 못해 심리적으로 불안했다”고 말했다.

제조업체에서 근무한다는 한 여성 근로자는 “재고 부품이 거의 떨어지는 바람에 오늘 출근한 북한 근로자들을 돌려보냈다”며 “당초 돌아오기로 했던 14일에는 버스에 탑승해 한참을 기다렸는데 오후 4시 반에 돌아가지 못한다고 해서 큰 걱정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목요일에 다시 개성공단으로 돌아가 일을 계속할 계획인데 차질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북한 근로자들도 일감이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근로자들은 초코파이와 떡 등 간식류도 들어가지 못해 북한 근로자들에게 간식이 전달되지 못하는 등의 어려움도 있다고 전했다. 생산에 필요한 부품이나 생활필수품이 거의 바닥을 드러내고 있어 조업 중단은 물론 남은 근로자들의 생활은 큰 불편이 예상된다.

하지만 생산 현장에서 만나는 남북한의 근로자들은 평소와 다름없이 생산에만 몰두할 뿐 정치적 상황에 대해 서로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귀환한 생산 현장 근로자들은 “걱정이 되긴 했지만 대체로 차분한 분위기였다”고 입을 모았으나 관리자들의 얘기는 약간 달랐다.

한 생산 공장의 관리자는 “북한 고위층은 우리에게 ‘남조선과 미국이 북침을 준비하면서 경제협력 운운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주장했다”며 “한미 연합군사연습인 키 리졸브에 상당한 적대감을 표시했다”고 말했다.

한편 개성공단기업협의회는 17일 오전 대표단 20여 명이 개성공단을 방문할 수 있게 해달라고 북한 측에 요청해 놨다. 이들은 개성공단 육로통행 정상화를 요구할 계획이다. 이들의 방북이 허용되면 개성공단 통행이 전면 재개되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파주=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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