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대표 “장관 청문회 원구성 후에 개최”

  • 입력 2008년 7월 16일 03시 01분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15일 국회 집무실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은 과거 정부의 성과를 인정하고 국민의 뜻을 받드는 정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철민 기자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15일 국회 집무실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은 과거 정부의 성과를 인정하고 국민의 뜻을 받드는 정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철민 기자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15일 “이명박 정부는 과거 정부가 만들어 온 것을 무조건 부정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예를 들어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폐지하지 않았다면 금강산 피격 사건에서 상당한 역할을 했을 것”이라면서 “과거를 무조건 부정하고 지지 세력만 바라보는 것은 정부 여당의 자세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독도 문제에 대한 우리의 대응이 너무 단기적이라는 지적이 있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우리 정부의 관료들, 특히 외교통상부 쪽 사람들의 독도 문제에 대한 시각이 합당했는지 의문이다. 일본은 장기적으로 기획을 해서 일을 저지르고 있는데 그때그때 반응하는 수준이면 50년, 100년이 지난 뒤에는 어떻게 되겠나.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응해 고구려재단을 만들었듯이 일본의 속셈을 잘 파악하고 전방위적으로 대응하는 태스크포스(TF)가 있어야 한다. 외교부도 그동안 ‘우리가 먼저 문제를 제기하면 일본의 속셈에 말려든다’는 소극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대응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민주당의 금강산 피격 사망 사건에 대한 초기 대응이 미국산 쇠고기 문제 때와는 온도 차가 있지 않은가.

“구체적인 상황을 잘 모르는데 그냥 교조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더 문제다. 어느 정도 진상이 어렴풋하게나마 드러나야 대응하는 것 아닌가. 문제가 생길 때마다 무조건 방향을 정해 놓고 책임 전가하고 비판하는 것에는 동감하지 않는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대북 문제를 재고해야 한다는 소리가 나오는데….

“남북문제는 우리가 피하고 싶어도 피할 수 없는 이해 당사자다. 어디에서 금강산 총기 사건에 문제가 있으니 개성관광도 안 해야 한다고 주장하더라. 그렇다면 서로 담을 쌓으면 괜찮은가. 우리가 북한과 담을 쌓으면 미국 중국도 담을 쌓겠나. 미국 중국은 지금 북한과 길을 트고 있다. 금강산 피격 사건은 충격적이다. 그러나 그것 때문에 다른 것은 모두 문 닫아야 한다는 말은 문제가 있다. 오히려 이명박 정부가 이 문제를 해결하면서 경색된 남북 간 대화의 물꼬를 트는 계기로 활용해야 한다. 이런 때일수록 실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쇠고기 국정조사가 시작됐지만 여야가 목소리만 높이고 실질적인 내용은 없을 것이란 우려가 높다.

“정부가 협상 체결 당시 여당과도 제대로 협의를 안 한 것 아닌가. 당정회의나 경제정책조정회의는 물론 국무총리와도 협의가 안 됐다. 그런 것이 밝혀지면 국민이 경악할 것이다. 통상교섭본부장도 협상에 못 끼고 청와대와 농림수산식품부가 직거래한 것으로 돼 있다. 그런 협상 과정의 문제부터 시작해 왜 그런 상황까지 왔는지, 한나라당은 이를 어떻게 4·9 총선에 활용했는지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다.”

―민주당 주장대로 가축전염병예방법(가축법)이 개정되면 국제 통상마찰이 필연적으로 발생하지 않겠나.

“이렇게 국내 정치가 혼란스러운데 미국과 조금 마찰이 있으면 어떤가. 미국을 뭘 그렇게 겁내는지 모르겠다. 경중을 따져야 한다. 국내 정치가 이렇게 어려워서 생기는 비용과 미국과의 통상마찰로 인한 비용 중 어떤 것이 더 큰가. 국내 정치 쪽이 더 크다. (정부 여당은) 바보들이다. 왜 결심을 못하는지….”

―인사청문 요청서가 국회에 제출됐다.

“감사원장은 특위에서 하는 것이니 미리 해주려고 한다. 그러나 장관은 원 구성이 끝나야 한다. 장관 인사청문회가 늦어지면 국정 운영에 공백이 생긴다고 하는데 (정부가) 한국전력과 가스공사, 석유공사 사장을 자른 지가 언제인가. 그럼에도 끄떡도 안 하는데…. 차관도 있고…. 장관 임명이 늦어져도 아무 상관없다.”

―청와대 자료 유출 공방이 시끄럽다.

“양쪽 모두 대통령 아닌가. 좀 품위 있게 처리했으면 좋겠다. 왜 그것을 정치문제화해서 이렇게 시끄럽게 하는지…. 속셈이 뻔한 것 같다.”

―15일부터 국회도 승용차 홀짝제를 시행했지만 국회의원은 예외다.

“국회의원들은 지역구도 가야 하고, 이런저런 외부 일이 많은데 이틀에 한 번씩 승용차를 못 타면 어떻게 하나. 참 어려운 일이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