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곤 교육수석, 논문 자기표절-이중게재 의혹

  • 입력 2008년 6월 23일 02시 58분


정진곤 신임 대통령 교육과학문화수석비서관이 한양대 교수 시절에 쓴 일부 논문에서 유사한 부분이 드러나 자기 표절 및 이중 게재 의혹을 받고 있다.

문제의 논문들은 대부분 그동안 논란이 됐던 다른 학자나 제자 논문 표절과 달리, 시도교육청 및 대학, 연구소가 발행하는 학술지와 정기간행물에 같은 글을 이중으로 싣거나 자기 논문의 일부를 다른 논문에 실으며 출처를 밝히지 않은 것이다.

정 수석은 1996년 12월 강원도교육연구원이 발간하는 ‘교육연구정보’에 ‘열린교육에서의 교사 역할’(①)이라는 13쪽의 논문을 실었다.

그는 ①번 논문에 영국과 미국, 일본의 사례가 담긴 10쪽 분량만 앞에 추가해 1997년 12월 한양대 한국교육문제연구소가 발행하는 ‘교육논총’에 ‘열린교육의 개념’(②)으로 다시 발표했고 교내 연구비로 200만 원 정도를 받았다. 같은 시기 정 수석은 한국학술진흥재단의 연구비를 지원받아 ‘열린교육연구’에 발표한 ‘현행 열린교육의 교수·학습 방법의 문제점 및 개선방향’의 서문에도 ①, ②번 논문 가운데 2쪽 분량의 문단을 출처 없이 발췌했다.

정 수석은 또 2001년 12월 한국비교교육학회의 ‘비교교육연구’에 ‘체벌의 개념과 교육적 의미’(③)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그는 ③번 논문 22쪽 가운데 12쪽 분량을 발췌해 2002년 여름 경남교육청의 ‘교육경남’에 ‘체벌의 정당성과 부당성’(④)이란 글을 실었고 같은 해 9월 한국교육생산성연구소의 ‘교육연구’에도 같은 글(⑤)을 실었다.

⑤번 글에는 “본고는 교육경남 2002 여름호에서 전재”라고 밝혔지만 ④, ⑤번 모두 ③번 논문에서 발췌했다는 사실은 밝히지 않았다.

또 2004년 12월 한양대 ‘교육논총’에 게재한 ‘지식기반사회의 특성에 비추어 본 학교교육의 개선방향’이란 16쪽의 논문 중 8쪽 분량에는 1998년 발표한 ‘21세기 사회와 열린교육의 필요성’과 2000년 발표한 ‘21세기 지식기반 사회와 중등 교육의 개혁 방향’의 표와 내용을 일부 수정해 실었다.

정 수석은 “전문 학술지가 아닌 정기간행물 등에 실은 것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교내 논문집 등에 다시 실었다”며 “당시에는 지금과 같은 엄격한 기준이 없었지만 경위가 어찌됐든 죄송하다”고 해명했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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