院구성 ‘巨與정치력’ 첫 시험대

  • 입력 2008년 5월 26일 02시 57분


18대 국회 30일 개원… 3년 1개월만의 ‘여대’

《30일 18대 국회가 개원하면 여당인 한나라당이 단독으로 원내 과반(153석)을 차지하는 여대야소 국회가 들어서게 된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당시 여당이던 열린우리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했으나 재·보궐선거에서의 잇따른 패배로 과반 의석이 무너진 2005년 4월 이후 3년 1개월 만의 여대야소 구도이다. 한나라당은 지난해 12월 대선에서의 정권 교체에 이어 의회에서도 원내 제1당의 자리를 차지함으로써 행정부와 입법부를 모두 장악하는 명실상부한 집권 여당이 된다는 의미가 있다.》

한나라, 친박-무소속 입당땐 170석 안팎 가능

개혁정책 추진엔 ‘날개’… 국정책임 커져 ‘부담’

5월 임시국회에서 한나라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 통과를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지만 원내 제1당인 통합민주당을 비롯한 야 3당의 ‘원내 과반수’에 밀려 고전하는 것을 보면 여대야소 국회로의 전환이 갖는 의미를 실감할 수 있다.

대선에서 이기고도 국회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해 국정개혁 등을 힘 있게 추진하지 못한 ‘반쪽 정권’의 선례는 1988년 민주화 이후 숱하게 반복돼 왔다.

한나라당은 친박연대와 친박 무소속연대 등 당 밖의 친박 당선자 상당수를 조만간 복당시키기로 방침을 정한 상태여서 의석은 더 늘어날 것이 확실시된다. 친박연대(14석)와 친박 무소속연대(12석)는 모두 26석으로 이 가운데 20명 안팎이 한나라당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170석 정도의 거대 여당이 출현할 날이 머지않다는 얘기다.

이 경우 한나라당은 각종 법안의 1차 관문이자 국정감사와 청문회 등을 주도하는 국회 상임위원회도 모두 장악할 수 있다. 이명박 정부의 각종 개혁정책이 날개를 다는 셈이다.

그만큼 여당의 국정운영 책임이 커지는 면도 있다. 한나라당이 18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정책 입안 단계에서부터 당-정-청 협의를 좀 더 원활하게 하고 주요 정책의 진행상황은 물론 사후 점검까지 부처별로 확실하게 챙기겠다고 공언하고 나선 것은 이 때문이다.

이를 위해 한나라당은 과거 초선 의원이 주로 맡았던 정책위원회 산하 6명의 분야별 정책조정위원장들을 재선 의원으로 격상했다. 한나라당은 원활한 국정운영을 위해서는 야당의 협조 또한 필수적이라는 판단이다.

하지만 18대 국회가 초반부터 순탄할 것 같지는 않다. 친박 복당이 조기에 이뤄질 경우 18대 국회 원 구성 협상에선 파열음이 날 가능성이 높다.

‘의석수’를 기준으로 이뤄지는 국회 상임위원장 배분 등 원 구성 협상에서 당장 손해를 보게 될 통합민주당이 ‘총선 민의 왜곡’이라며 반발할 게 뻔하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에서도 이를 의식해 친박 복당이 이뤄져도 원 구성 협상은 총선 당시의 153석을 기준으로 하는 방안이 한때 제기된 적이 있으나 현실성은 낮다.

18대 국회 원 구성 협상을 주도할 한나라당 홍준표 차기 원내대표는 25일 기자간담회에서 “친박 복당은 환지본처(還之本處), 즉 원래 있던 자리로 되돌아가는 것으로 엄밀히 말하면 복귀”라고 강조하고 있다.

다른 핵심 당직자도 “최근 교섭단체를 구성한 자유선진당과 창조한국당에 상임위원장을 배분하는 것과 같은 논리를 적용하면 될 것”이라고 말해 ‘153석+복당의석’을 기준으로 협상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여대야소 국회 개원, 제1야당인 민주당의 반발, 한미 FTA 처리 문제 등이 한꺼번에 얽힌 정국에서 한나라당이 어떤 정치력을 발휘할지 주목되는 시점이다.

윤종구 기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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