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16 → 5 → 2명… 약해지는 ‘무소속 돌풍’

  • 입력 2008년 3월 19일 02시 55분


18대 총선 공천에서 탈락한 한나라당, 통합민주당 현역 의원이 대거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이들은 정치 신인보다 인지도와 지지도가 앞서 있기 때문에 당선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본보가 1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역대선거정보시스템을 통해 분석한 결과 14대 총선 이후 무소속의 열기는 눈에 띄게 식어 가고 있다.

▽무소속 후보 당선자 14대 21명→17대 2명=무소속으로 출마한 후보자는 14대(1992년) 226명, 15대(1996년) 393명, 16대(2000년) 202명, 17대(2004년) 224명이었다.

하지만 14대 총선에서 21명에 이르렀던 무소속 당선자는 15대 16명, 16대 5명, 17대 2명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14대 때는 무소속 후보 10.8명 중 한 명이 당선됐지만 15대 때는 24.6명 중 한 명, 16대 40.4명 중 한 명, 17대 때는 무려 112명 중 한 명만 당선된 셈이다.

무소속으로 출마한 전체 후보의 득표율도 14대 11.5%에서 15대 11.8%, 16대 9.4%, 17대 4.6%로 하락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무소속 후보의 힘이 약해진 원인으로 △정당정치가 활성화되면서 무소속 후보의 활동 영역 감소 △무소속 후보의 대부분이 당선 후 기존 정당에 흡수돼 참신성을 기대하기 힘들어진 점 등을 지적했다.

중앙대 장훈 교수는 “제도적으로 선거법 정당법이 무소속 후보에게 불리하게 설계되어 있고 시간이 흐르면서 정당정치가 불완전하나마 안정화돼 왔기 때문에 정당 후보들이 선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숭실대 강원택 교수는 “15대 이후 양당 경쟁이 정착되면서 무소속 당선이 줄었지만 이번 총선의 경우 한나라당에서 경쟁력 있는 후보가 많아 공천 탈락자가 생기고 민주당은 뚜렷한 정당으로 자리 잡지 못해 무소속 당선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여당 기반 지역에 무소속 당선자 많아=역대 선거 결과를 지역별로 살펴보면 당시 선거에서 여당이 기반으로 삼는 지역에 무소속 후보의 당선자가 많았다.

이는 여당에 후보들이 몰리면서 당 공천에서 떨어진 후보들이 경쟁력을 앞세워 무소속으로 출마했기 때문이다. 최근 한나라당 공천에서 떨어진 현역 의원이 대거 무소속 출마를 선택하는 것이 그 예다. 역대 무소속 당선인은 대부분 당 공천에서 떨어진 사람이다.

노태우 정부 시절인 14대 때는 무소속 득표율 중 영남이 전체의 47.5%로 거의 절반을 차지했다. 당선자도 경북 5명, 경남 4명, 부산 대구 각 1명 등 영남에서만 11명으로 전체 무소속 당선자의 절반을 넘었다.

15대 때도 여당이었던 신한국당의 기반인 영남 무소속 득표율은 전체 무소속 후보 득표율 중 61.1%를 차지했다. 무소속 당선자 16명 중 영남 지역구 출신이 12명이었다. 반면 호남 무소속 후보의 득표율은 전국 무소속 후보 득표율 중 7%에 그쳤다.

그러나 16대 때는 호남을 기반으로 한 민주당이 여당이 되면서 전체 무소속 후보 득표율 중 영남이 차지하는 비중은 38.6%로 줄었고 그 대신 호남이 차지하는 비중이 35.8%로 늘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정기선 기자 ks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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