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급 내정자 3인 프로필

  • 입력 2008년 3월 3일 03시 00분


● 통일부 김하중, 직업외교관 중 ‘6년 5개월’ 최장수 대사

김하중(사진)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김대중 정부 시절인 2001년 10월 주중대사에 임명돼 6년 5개월째 일했다. 정통 직업외교관으로서는 역대 최장수 대사 재임 기록의 소유자다.

유명환 신임 외교통상부 장관과 외무고시 7회 동기로 수준급의 중국어 실력을 바탕으로 중국 실력자들과 교분이 두텁다. 언제든지 중국 고위 인사들과 연락을 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한국인으로 꼽힌다.

특히 장쩌민(江澤民) 전 중국 국가주석과는 특별한 친분을 유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2001년 통역 없이 장 주석에게 대사신임장을 들고 가 그가 제시한 3개 대표론(중국 공산당이 선진생산력과 선진문화, 광범위한 인민을 대표해야 한다는 내용)을 줄줄 외워 깜짝 놀라게 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1997년 황장엽 전 조선노동당 국제부 비서의 망명 때 장관 특별보좌관 자격으로 중국에 건너가 중국옷을 입고 다닐 정도로 보안 유지에 신경을 쓰며 사건을 성공적으로 처리했다는 평가다. 중국에 대한 전문성에다 꼼꼼한 업무 처리 능력을 겸해 주중 대사관 직원들을 항상 긴장케 했다는 후문.

외무부 출신이지만 주중 대사로 오래 일하며 탈북자 문제 등 북한 문제를 처리해 온 경험이 인정됐다. 북한에 대해 낙관도 비관도 아닌 신중하고 중도적인 태도를 견지해 이명박 정부의 실용주의 대북정책 수행에 알맞은 인사라는 평가다.

2006년 6월에도 이종석 통일부 장관 후임으로 거론됐다. 새 정부 외교부 장관으로도 이름이 올랐지만 유 장관이 발탁되자 퇴임과 저술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 환경부 이만의, 3개 정부 연속 환경관련 고위직 진기록

이만의(사진) 환경부 장관 후보자는 1972년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주로 행정자치부(전 내무부)에서 잔뼈가 굵은 정통 내무관료 출신이다. 행자부에서 인사국장과 자치지원국장 등 요직을 거쳤으며 전남 여천시장 목포시장, 제주도 부지사, 광주시 부시장 등 일선에서도 행정경험을 쌓았다.

환경부 차관에 산업계 사정에 밝은 이병욱 세종대 교수가 먼저 발탁되면서 공석인 환경부 장관에는 행정경험이 풍부한 그가 내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호남(전남 담양) 출신이라는 지역적 배경도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후문.

김대중 정부 말기인 2002년 2월 환경부 차관에 임명되면서 환경부와 첫 인연을 맺었다. 당시 △3대 강 특별법 제정 △폐기물 생산자 책임재활용 제도 도입 △동강 보전 대책 수립 등을 주도했다.

2003년 2월 노무현 정부가 출범하면서 공직을 떠났다가 그해 5월 환경부 산하 환경관리공단 이사장에 임명돼 2006년까지 만 3년간 재임했다. 이번에 다시 환경부 장관에 발탁되면서 3개 정부에서 환경부의 정무직 및 기관장을 역임하는 진기록을 갖게 됐다.

직원들이 붙인 그의 별명은 ‘돌부처’. 부하 직원들의 잘못은 조목조목 지적하면서도 감정적으로 화를 내지 않아 도를 닦은 사람 같다는 얘기다.

한 간부는 “호통을 치지 않으면서 직원들이 일하도록 만드는 특별한 재주를 지녔다”고 말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술을 거의 마시지 않는다고 한다. 대선 때 한나라당 광주선대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부인 석윤숙(59) 씨와의 사이에 1남 3녀를 뒀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 방통위원장 최시중 “방통위 독립성 지키는 방패막이 될 것”

최시중(사진)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는 명실상부한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 중 한 명으로 일찌감치 새 정부에서 어떤 식으로든 중용될 것으로 예상됐던 인물이다. 방송통신위원장 외에도 대통령직인수위원장, 국무총리, 국가정보원장 등의 하마평에도 꾸준히 거론되다 방송통신 융합을 총괄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특히 지난 대선 과정에서 이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움직이는 다른 측근들과는 달리 이 대통령이 정국 분석과 선거 전략 등 거의 모든 사안에 대해 흉금을 터놓고 의견을 구해 ‘MB의 멘터’(mentor·조언자)로 불려왔다. 한나라당 이재오 박희태 의원 등과 함께 대선 때 비공식 최고의사결정 기구로 운영됐던 ‘6인 회의’의 멤버로 참여했으며, 이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국회부의장과 서울대 동기동창으로 절친한 친구 사이기도 하다.

동아일보 정치부장, 편집부국장, 논설위원 등을 지낸 언론인 출신이자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갤럽 회장을 역임한 최 후보자는 다양한 경험과 경륜을 바탕으로 결정적인 순간에 이 대통령을 조언해왔다.

2006년 서울시장을 마치고 대선 준비를 본격화하는 이 대통령에게 “예상 적수는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라며 방향타를 제시했다. 이 대통령이 특유의 갈라지는 목소리를 고민하자 “정 전 의장의 화려한 언변과 달리 특유의 투박한 말투로 자신만의 인생을 설명하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대선 후에는 인수위에서 취임준비위 자문위원을 맡았고 한나라당의 4월 총선 필승을 위해 ‘박근혜 전 대표 국무총리론’을 공개적으로 제안하기도 했다. 이하는 일문일답.

―소감은….

“잘 해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두려움이 있지만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는 굳건하다. 방통위의 독립성을 저해하는 요소들에 대해 방패막이가 되겠다.”

―방통위원장으로서 독립성과 전문성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독립성은 염려할 바 없다. 지금까지 제 직업은 언론과 여론조사였다. 모두 독립성 객관성 중립성이 강조되는 직업이다. 그만큼 정보 분야의 전문성에는 자신이 있다. 물론 통신 분야의 전문성이 부족하지만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는 스페셜리스트일 필요는 없다. 정보통신과 방송에서 최고급 전문가를 활용해 운영한다면 별문제는 없을 것이다.”

―대통령 측근이라는 점이 오히려 방통위 운영에 걸림돌이 되지 않겠나.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 참여해 당선을 위해 생을 걸다시피 했지만 그것이 방통위 운영에 편파적으로 작용하진 않을 것이다. 위원회는 엄격히 독립적, 중립적 시스템으로 운영하도록 돼 있고 참여 인사들의 능력을 최대한 활용할 것이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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