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 총선을 뛴다]<下>호남·충청·제주

  • 입력 2008년 2월 5일 03시 00분


호남 표심, 신당-민주 ‘합당’땐 하나로… ‘각당’땐 셋으로

《호남 충청 제주 등 이른바 ‘서부벨트’는 김대중 전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으로 이어지는 현 집권세력의 지지기반. ‘탄핵 후폭풍’이 불었던 2004년 총선에서 당시 열린우리당은 전체 의석수(대전 충남북, 광주 전남북, 제주) 58석 중 47석을 얻었다. 한나라당은 불과 1석에 그쳤다. 그러나 이번 4·9 총선에서는 다른 양상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호남 지역은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의 합당 성사 여부에 따라 총선 지도가 그려질 것으로 보인다. 양당 합당이 실패할 경우 대통합민주신당, 민주당, 무소속 후보들의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다. 대전 충남북 지역은 자유선진당의 선전 여부가 관심을 끌고 있다.》

▽호남은 신당-민주당-무소속 3파전=호남권은 지난 대선에서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전 대선 후보에게 80% 전후의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다.

이런 결과는 이번 총선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변수는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의 합당 여부. 당초 예정했던 ‘설 연휴 전 합당 성사’는 난항을 거듭하고 있지만 막판에 극적으로 합당이 성사되면 호남권의 표심은 ‘통합 정당’으로 쏠릴 수밖에 없다.

그러나 합당이 실패하면 상당수 중량급 인사가 무소속으로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강운태 전 내무부 장관, 이용섭 건설교통부 장관 등은 무소속으로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양당 합당이 실패할 경우 민주당이 얼마만큼의 의석을 확보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최인기 원내대표의 나주-함평을 제외하면 안정적인 곳이 없다. 박상천 대표의 고흥-보성, 박주선 전 대통령법무비서관의 광주 동구 정도가 백중세일 뿐 나머지 지역구는 불안하다”는 말이 나온다.

양당 합당만큼 관심을 끄는 것은 대통합민주신당의 호남 지역구 물갈이 규모. 당 안팎에서는 기득권 포기, 새 인물 영입, 당 쇄신 등의 요구와 맞물려 물갈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호남 현역 의원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충청 민심은 혼전 중=17대 총선 때 한나라당은 대전 충남북에서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의 고향인 홍성-예산에서만 의석을 얻었다.

그러나 지난 대선에서 이회창 총재는 충남에서만 보령 예산 홍성 등 8개 시군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천안 아산 등 충남의 9개 시군에서 1위였다.

이 총재에 대한 지지에 국민중심당과의 합당 효과가 더해질 경우 충남 지역에서의 자유선진당 바람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상돈(천안을) 의원이 지난주 대통합민주신당을 탈당해 자유선진당으로 옮긴 것도 이런 지역 정서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충북은 상대적으로 한나라당의 우세가 예상되고 있다. 이 당선인은 대선에서 41.6%의 득표율을 올린 반면 정 전 후보는 23.8%, 이 총재는 23.4%를 얻었다.

2004년 열린우리당이 6석 모두를 차지한 대전 지역은 한나라당-대통합민주신당-자유선진당의 3파전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중심당 심대평(대전 서을) 대표는 지난해 재·보선에서 당선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당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평가다.

제주는 대통합민주신당과 한나라당의 밀고 밀리는 혼전이 예상되는 곳. 17대 총선에서 제주-북제주갑과 제주-북제주을 지역구는 각각 4.4%포인트, 6.3%포인트의 근소한 차로 당시 열린우리당 후보가 한나라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4·9 총선을 뛴다’ 시리즈 기사 취재에는 송인근(서울대 정치학과 4년) 권민주(서울대 외교학과 4년) 대학생 인턴기자가 참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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