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공룡 온다” 미디어산업 격랑 속으로

  • 입력 2007년 12월 29일 03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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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시간 IPTV’ 국회 통과… 내년 상반기 시행

채널 1000개 이상… 시청자 선택권 늘어나

쇼핑 - 홈뱅킹등 가능 TV시청 행태 큰변화

지상파 시청률 하락 가능성… 콘텐츠는 우위

케이블 업계는 요금경쟁으로 수익성 비상

《이르면 내년 6월경 본격적인 방송통신 융합시대가 열린다. 국회는 28일 인터넷TV(IPTV) 법안인 ‘인터넷멀티미디어 방송사업법안’을 통과시켰다. IPTV는 초고속 인터넷망으로 제공되는 방송통신융합 서비스로 시청자들은 지상파와 케이블 TV 시청뿐 아니라 인터넷 검색과 홈쇼핑 등 ‘쌍방향’ 매체를 즐길 수 있다. 내년 초 시행령 제정과 사업자 선정 등을 거치면 6월경 본격 서비스가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방송통신계에서는 IPTV를 통해 거대 통신 사업자들이 미디어 시장에 진출함으로써 미디어 산업계의 지각 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TV도 보고 주문도 하고

IPTV의 등장으로 시청자들은 지상파나 케이블 방송 시간에 구애받지 않게 된다. 보고 싶은 뉴스와 드라마를 시청자가 편한 시간에 골라 볼 수 있다. 채널도 1000개를 넘기 때문에 시청 선택권도 대폭 확대된다.

드라마 시청 도중 주인공이 입은 옷을 사고 싶으면 리모컨으로 클릭해 관련 정보를 보고 구매할 수 있다. ‘쌍방향 서비스’로 TV 시청과 홈쇼핑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셈이다.

유료 방송인 케이블과 경쟁이 가속화되면서 서비스 가격도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민영(26·회사원) 씨는 “시청자는 지상파든 케이블이든 IPTV든 다양하고 유익한 채널을 싸게만 보면 되기 때문에 새로운 서비스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국진 미디어미래연구소 소장은 “IPTV가 TV 시청 행태를 변화시키는 것을 넘어 쇼핑, 홈뱅킹, 온라인 교육, 홈 네트워킹의 플랫폼 역할을 하면서 일상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 미디어계 지각변동

IPTV 사업을 준비해 온 곳은 KT와 SKT다. KT는 630만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메가패스(초고속인터넷)를 기반으로, SKT는 370만 가입자를 확보한 하나로텔레콤을 최근 인수하는 것으로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LG데이콤도 VOD 서비스 등을 해 왔다. 이들은 이미 콘텐츠도 상당수 확보해 왔다. 하나로텔레콤 7만여 편, KT 2만여 편, LG데이콤 3000여 편으로 추산된다.

지상파들은 당장 시청률 하락을 우려할 상황이다. 케이블과 인터넷으로 하락하기 시작한 시청률이 IPTV의 새로운 서비스와 채널의 등장 때문에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상파들은 콘텐츠 생산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어 새로운 매출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드라마 등 인기 콘텐츠가 부족한 한국 미디어 시장에서 IPTV는 지상파 프로그램 실시간 재전송 여부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처지다.

황근 선문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IPTV 도입으로 지상파 시청률은 떨어지고 광고는 계속 줄어들 것”이라며 “지상파의 남은 힘은 오로지 콘텐츠이기 때문에 IPTV에 대한 지상파 프로그램 재전송을 무기로 IPTV를 약화시키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블은 망사업자(SO)와 콘텐츠제공업체(PP)들 사이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IPTV가 전국 송신이 되기 때문에 SO로서는 치열하게 경쟁을 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사실상 IPTV와 비슷한 디지털케이블TV(DV)를 운영하는 SO들은 “유료방송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이며 통신업체들이 시청자 확보를 위해 요금을 내릴 경우 출혈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촬영 : 이훈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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