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NSC 동아시아 보좌관 8일방북 ‘부시 친서’ 전달여부 관심

  • 입력 2007년 4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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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미국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백악관 관리로는 처음으로 빅터 차 국가안보회의(NSC) 동아시아 담당 보좌관이 8일 평양에 간다.

미국의 6자회담 차석대표이자 부시 대통령의 참모가 평양을 방문하는 것은 6자회담을 통한 핵문제 해결 의지를 재삼 강조하고, 난항에 빠진 북한 돈 2500만 달러 반환 문제를 조속히 처리하겠다는 부시 대통령의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 외교소식통은 4일 “차 보좌관이 국방부 군용기편으로 8일 평양을 방문하는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 및 앤서니 프린스피 전 보훈처 장관과 동행한다”고 말했다.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유엔대사를 지내며 북한을 방문했던 리처드슨 주지사는 이번 방북 기간 미군 유해 반환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이태식 주미 한국대사가 그를 만나러 뉴멕시코 주를 방문했던 일을 들어 그의 방북이 단순히 유해 반환 논의에 그치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차 보좌관의 방북 목적, 자격을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백악관은 4일 리처드슨 주지사 일행의 방북 계획을 발표하면서 정작 차 보좌관의 방북은 언급하지 않았다.

차 보좌관의 자격과 목적은 그가 평양에서 만날 북한 인사가 누구냐에 따라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리처드슨 주지사 일행의 이번 방북 일정에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면담은 잡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백악관은 부인하고 있지만 차 보좌관이 부시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할 가능성이 없다고는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계인 차 보좌관은 올해 벽두 시작된 북-미 간 ‘조심스러운 해빙 무드’의 물꼬를 트는 과정에서 중개 역할을 해 왔다.

한편 이번 방북을 통해 미 국방부는 2005년 중단한 6·25전쟁 당시 사망 또는 실종된 미군 유해의 발굴과 송환 작업을 재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방북단에는 이 업무를 맡았던 국방부 관리 1, 2명이 포함돼 있다.

이 작업을 재개하려면 미국이 대가로 북한에 ‘달러 현찰’을 다시 줘야 하는 만큼 해빙 무드를 타고 북-미 간 거래가 재개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2005년 작업 중단 때 미 국방부는 ‘미국인 작업자의 신변 안전’을 이유로 들었지만, 실질적 이유는 핵 개발에 나선 북한에 현금을 쥐여줄 수는 없다는 것이었다.

워싱턴=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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