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외교, 즉흑적이고 전문·지속성 부족"

  • 입력 2007년 3월 15일 15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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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들의 '외교활동'이 즉흥적으로 추진되는 경우가 많고 방문지와 시기도 특정지역과 시기에 편중돼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또 외국 의원들과의 신뢰 구축에 필수적인 전문성과 지속성도 부족한 것으로 지적됐다.

15일 국회 사무처가 민간연구기관인 미래전략연구원에 의뢰해 최근 마련한 '한국 의원 외교의 현황과 개선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17대 국회의 경우, 총 57건의 초청외교 중 미주 지역이 7건, 아.태 지역이 20건 인데 비해 중동과 아프리카지역은 단 5건에 불과했다.

방문외교에서는 지역 편중 현상이 더욱 심각해 제 17대 국회 상임위원회의 경우, 총 25회의 방문 중 미주 지역이 9회, 유럽지역이 10회였고 아시아는 단 한 차례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의원 친선협회의도 미주 지역을 7차례, 유럽을 4차례를 방문했고 중동·아프리카 방문은 1차례에 불과했다.

이 통계자료는 외교통상부 해외출장정보사이트(www.visit.go.kr) 자료를 근거로 도출한 것이다.

보고서는 의원들의 방문 지역이 이처럼 편중돼 있어 막상 왕성한 '자원 외교' 활동이 필요한 중동이나 아프리카 지역에 대한 방문이 부족한 것으로 평가했다.

또 의원들의 방문 시기가 7~8월로 편중되는 현상을 보인다면서 그러나 이 기간에는 대부분 의회가 휴회기간이거나 휴가철이어서 효과가 미미할 수밖에 없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이와 함께 의원들이 현지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채 무리하게 일정을 잡거나 면담인사를 졸속으로 선정한다면서 "이는 결과적으로 상대국에서의 신뢰를 떨어뜨린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보고서는 17대 국회의 경우, 방문외교 건수가 지난 2년간 50회로 16대 국회의 방문외교 활동이 4년간 68회였던 점에 비해 "외형적으로 성장했다"고 평가하고 그러나 "현안 해결을 위한 영향력과 깊이가 결여됐다"고 지적했다.

그 원인에 대해 초선의원이 62.5%(187명)나 되다보니 3, 4선 의원들이 형성해 놨던 외교 인맥이 단절되는 현상이 보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의원들의 활동이 지나치게 국내 현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점도 문제로 꼽혔다.

보고서는 의원들이 "국내 정치에 지나친 영향을 받아 국익보다는 정파적 이익을 중시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상대국에서 한국 정부의 외교를 필요 이상으로 비판하거나 상대국에서 얻은 고급 정보를 한국에서 정치적으로 활용하고자 하면 오히려 한국 정부 외교에 불필요한 장애물을 쌓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원들이 "항시 본인 발언의 국제적 함의를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면서 "해외에서 '국내용 발언'과 '해외용 발언'을 구별하게 되면 당장 발언 자체에 대한 공신력이 떨어져 외교적으로 큰 손실을 미치게 된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보고서는 의원 외교의 지속성도 부족하다고 지적하고 "의원외교협의회의 경우, 관련 경력을 보유한 의원들 비중이 낮은데다 다른 협의회로 가버리거나 활동을 중단하는 의원이 많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방문외교 성과에 대한 공개적인 검증 제도가 없는 부분에 대해서는 "방문 결과를 본회의나 상임위 회의 시간에 공식으로 보고·평가하는 절차없이 수행 직원이 보고서를 제출하면 사실상 끝"이라고 전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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