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정책 자체평가 평균91.7점…“경제 가장 잘했다” 92.3점

  • 입력 2007년 3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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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중앙행정기관에 대한 지난해 업무평가 결과 경제 분야에서 일을 가장 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정부업무평가위원회(공동위원장 한명숙 국무총리, 정용덕 한국행정연구원장)는 28일 정부 27개 부처와 21개 청을 대상으로 한 업무평가에서 경제 분야가 100점 만점에 92.3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공개했다.

다음은 일반·행정 분야(92.2점), 사회·문화 분야(91.7점), 외교·안보 분야(89점) 순이었다. 정책 분야의 전체평균은 91.7점 이었다.

이런 평가 결과와 대조적으로 평가위가 이날 함께 발표한 설문조사(일반 국민 4940명, 전문가 및 평가 대상 공무원 3680명)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정부 주요 정책에 대한 ‘고객 만족도’는 평균 55.6점에 그쳤다. 일반 국민 응답자의 고객 만족도는 51.5점인 반면, 공무원 응답자는 70.5점을 준 것으로 나타나 공무원들의 자체 평가가 일반 국민의 체감보다 훨씬 높았다.

이에 대해 국민이 체감하는 경제 현실에 비해 정부의 자체 평가 점수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과 함께 평가의 객관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평가위에 따르면 경제 분야는 지난해 초 설정한 712개 성과지표 중 89.6%에 해당하는 638개를 달성했으며 고유가, 원화가치 상승 등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거시경제를 안정적으로 운용했다는 것.

또 △물가 안정 △3255억 달러 수출 달성 △중장기 발전 전략인 ‘비전 2030’ 마련 △양극화 해소를 위한 토대 마련 △5% 경제성장률 달성 △소비 및 투자 등 내수 증가 등이 경제 분야의 주요 성과로 꼽혔다.

그러나 평가위의 평가 결과에서는 일부 모순된 대목도 드러났다.

평가위는 ‘거시경제 안정’을 경제 분야 전반의 주요 성과로 꼽으면서도 재정경제부의 ‘거시경제의 안정적 운용과 성장잠재력 확충’이라는 구체 항목에서는 정부의 모든 정책 중 가장 낮은 45.2점을 줬다.

정부 내에서도 평가위의 평가에 대해 일부 비판이 나왔다.

평가위의 한 관계자는 “정책 평가 점수를 해당 부처에서 먼저 산정하고 이를 평가위가 조율하도록 해 구조적으로 높은 점수가 나오게 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국민과 정부의 평가 점수 간 괴리가 너무 큰 것 아니냐”며 “국민이 이해할 수 없는 평가가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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