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재개 '열쇠' BDA회의 22일께 개최 유력

  • 입력 2007년 1월 14일 15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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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자회담의 최대 장애물로 남아 있는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의 해결방안을 협의하는 북미 금융워킹 그룹회의가 오는 22일께 개최될 것이란 전망이 무게를 더하고 있는 가운데 차기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물밑 작업도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는 양상이다.

최근 북한을 방문한 야마사키 다쿠 일본 중의원 의원은 지난 12일 언론과 인터뷰에서 "송일호 북.일 국교정상화담당 대사가 오는 22일 북미 금융문제 회담이 열릴 것이며 금융제재 협의가 잘 되면 6자회담이 즉시 재개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사실 지난 달 19~20일 베이징에서 열린 1차 북미 BDA 협의를 마치면서 양측은 2차 회의는 1월22일 시작하는 주에 갖기로 의견을 모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송 대사가 22일을 특정해 언급하면서 BDA회담 재개 일정 등을 둘러싼 북미간 협의에 진전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앞서 중국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외교부 부부장도 9일 야마사키 의원과 만난 자리에서 BDA와 관련된 미국과 북한간 금융제재 해제 협상이 22일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우리 정부 당국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날짜가 확정됐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면서도 북미간 세부 일정 및 장소를 둘러싼 협의가 상당부분 진행됐을 가능성은 배제하지 않았다.

또 다른 당국자는 "장소가 뉴욕이냐, 베이징이냐는 아직 확실치 않은 것으로 안다"며 "개최 장소에 따른 항공편 문제 때문에 미세한 조정이 있을 수는 있지만 22일 시작하는 주에 개최될 가능성이 적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차기 6자회담 재개도 점차 가시권 안으로 접어들고 있다.

북한이 지난 해 12월 열린 5차 6자회담 2단계 회의에서 BDA문제 해결을 9.19 공동성명 초기단계 이행조치 논의의 전제조건으로 삼으면서 6자회담은 신설된 BDA 협의채널과 별개로 움직이기 힘든 상황이 됐다.

북한이 BDA 문제에 대한 진전 없이 핵폐기 논의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면 미국은 북한이 핵폐기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친절하게 '제재의 모자'를 벗도록 도와줄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렇게 두 회담이 실질적으로 연계된 만큼 22일 BDA 회담 개최 방안에 양측이 합의할 경우 차기 6자회담도 `순차 개최'의 모양새를 띠며 멀지 않은 시점에 개최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정부 당국자들의 전반적인 인식이다.

송민순 외교장관을 포함한 우리 정부 당국자들은 대체로 이달 말 또는 2월 초에 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다만 앞서 6자회담에서 미국이 초기단계 이행조치와 상응조치를 묶어 제시한 이른바 `패키지딜'에 대해 북한이 언제쯤 어떤 반응을 보이느냐가 차기 회담 재개에 중요한 변수로 평가된다.

현재까지 북한은 미국의 제안에 대해 구체적 반응을 보이지는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지난번 6자회담이 끝난 지 약 20일이 지난 만큼 물밑 외교채널을 통해 모종의 반응을 보일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측 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19~21일 한.중.일 3국을 차례로 방문할 예정이어서 그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

북미 BDA회의 재개 일정이 22일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6자회담 재개가 멀지 않았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질 힐 차관보의 3개국 순방은 6자회담재개시 논의사항을 최종 점검하고 전략을 협의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 당국자는 이와 관련, "회담 재개를 위한 물밑 작업 차원으로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힐 차관보의 동북아 순방 전 6자회담 재개 일정이 잡힐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시기적으로 볼때 그가 미국의 `패키지딜' 제안에 대한 북한의 반응을 조금이나마 청취한 상태에서 동북아를 방문할 가능성이 없지 않아 보인다. 때문에 힐 차관보의 서류가방에 무엇이 담겨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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