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 김근태 의장 '사퇴' 저울질

  • 입력 2006년 12월 8일 15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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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의 '조기 사퇴'문제가 당내 갈등의 또 다른 뇌관으로 부상하고 있다.

신당창당을 주장하는 통합신당파와 당 고수를 주장하는 친노(親盧)파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친노그룹이 김근태 의장의 사퇴와 비상대책위원회 즉각 해체 등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김 의장이 '사퇴' 문제를 두고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는 얘기들이 나돌고 있다.

실제로 김 의장은 당 지지율 하락, 성과없는 비대위, 당내 혼란 가중이라는 비판과 지적이 거듭되자 "책임을 지고 그만두고 싶다"는 얘기를 일부 중진 및 측근 의원들에게 사석에서 수차례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고위 당직자는 8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김 의장이 노무현( 대통령과 각을 세우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 의중을 알아보기 위해 최근 만났더니 '힘들어서 정기국회가 끝나는 시점에 사퇴하고 싶다'고 말하더라"고 전했다.

한 측근은 "이렇게 비판을 받느니 차라리 나가서 본인의 생각을 자유롭게 얘기하고 격의없이 토론하고 싶다는 것이 김 의장의 솔직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만두고 싶다고 해서 당장 그럴 만한 상황이 아니라는데 김 의장의 고민이 있다. 오히려 '무책임하다'는 비판에 직면할 것이라는 게 당내의 중론이다.

통합신당파의 한 의원은 "당내 갈등이 증폭되는 상황에서 '통합신당'파의 선봉에 서서 노 대통령과 각을 세워왔던 김 의장이 사퇴해 버리면 상황이 묘하게 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친노파에게 '선수'를 빼앗길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김 의장에 대해 비판적인 당내 일각에서는 "대권주자로서 자신의 정치적 실리만 취한 채 빠져 버리겠다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존재하고 있다.

때문에 김 의장 주변에서는 '사퇴론'은 사실 무근임을 강조하기 위해 애쓰는 눈치다.

한 측근 인사는 "김 의장이 사퇴 얘기를 하지만 정말 사퇴하겠다는 뜻보다 심경이 그렇다는 것"이라며 "당에 대한 책임이 있기 때문에 최소한 전대 일정 제시 등을 통해 당 체제를 수습하겠다는 게 김 의장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김 의장 거취와 관련한 최대 변수는 예산안 처리 이후 당 진로 결정 문제를 논의하는 과정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당 진로에 대한 합의가 이뤄져서 비대위가 전대 일정과 성격을 제시한 뒤 역할이 끝났다는 전반적인 평가속에서 '비대위 해체'라는 자연스런 수순을 통해 거취 문제가 결론날 수도 있겠지만, 당내 합의가 어려워질 경우 김 의장의 선택폭은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얘기다.

한 비대위원은 "전대까지 비대위를 운영하는 방법, 특대위를 구성해 비대위를 해산하고 전대를 관리하는 방안 등이 있을 수 있지만 현재로선 비대위가 오래가는 것은 좋지 않다는 게 당내의 전반적인 생각"이라며 "그러나 비대위 체제와 관계없이 김 의장의 독자적 선택 가능성은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자신의 거취를 둘러싼 당내의 여러 얘기들에 대해 김 의장은 "지금은 말할 단계가 아니다"고 말을 아끼고 있지만 마지막 수로 '사퇴' 카드를 뽑아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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