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매년 핵폭탄 1개 제조분량 플루토늄 생산 가능"

  • 입력 2006년 11월 16일 17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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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표적 핵전문가인 지그프리드 헤커 로스알라모스 국립연구소 명예소장을 비롯한 한반도 전문가 4명이 지난달 31일~이달 4일 북한의 영변핵시설 등을 방문했다. 지난달 9일 핵실험 이후 처음 북한을 방문한 이들은 15일 워싱턴에서 방북 결과 발표회를 가졌다. 주요 발표 내용 및 공식 회견후 한 관계자가 전한 보충설명을 종합해 소개한다.

▽핵실험(헤커 박사 발표)= 북한의 외교 및 군 관계자들은 "핵실험이 강력하고 완전히 성공적이었으며 미래에 대해 자랑과 희망을 갖게 했다"고 말했다. 2차 핵실험을 준비중이라는 인상을 준 사람은 없었다. 관리들은 중국과 러시아 대사관에 핵실험 2시간전에 통보해줬다고 말했다. 북한 방문후 중국에서 만난 외무성 등의 관리들은 북한으로부터 핵실험 시간과 장소, 그리고 예상 폭발출력이 약 4Kt이라고 통보받았다고 전했다.

북한이 실험한 핵폭탄이 정교한 소형 폭탄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단순한 핵폭탄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핵전문가들도 북한이 다량의 방사능 유출 없이 지하 터널내에서 확실히 통제할 수 있는 정도의 상대적으로 낮은 출력의 단순한 폭탄을 터뜨렸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만약 북한이 4Kt을 목표로 하고 1Kt의 출력을 얻었다면 첫 실험치로 나쁘지 않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성공적이라 부를만 하다"고 말했고 이것이 현재로선 합리적인 평가라고 본다. 한편 북한이 핵보유국이 됨에 따라 수반되는 심각한 (안전사고 및 보안) 위험에 별다른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만약 사고로 한개라도 북한땅에서 터지면 엄청난 재앙이 올 수 있는데 그들은 "핵무기를 알 카이다 같은 테러리스트들에게 이전하지 않을 것"이라는 대답만 되풀이했다.

▽플루토늄 생산 능력(헤커 박사)= 북한 영변 핵시설의 리영섭 소장은 매년 핵폭탄 1개를 만들 수 있는 분량의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는 5MW급 원자로의 작동에 대해 만족과 자신감을 피력했다. 리 소장은 "기술적 관점에서 보면 (2005년 6월에 장착된) 연료봉을 내년에 꺼내게 될 것이다. (하지만) 정치적 상황이 변하면 일찍 꺼내기도 한다"고 말했다. 영변 핵 시설은 플루토늄 생산공정을 충분히 마스터한 것으로 보인다. 기술적 측면에서 북한은 앞으로 수년간 매년 핵폭탄 1개 제조 분량의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다. 핵실험 이전에 6~8개의 폭탄을 만들기에 충분한 40~50㎏의 플루토늄을 추출했으며 첫 핵실험에서 6㎏ 가량을 사용한 것으로 평가된다. 여기에 추가해 플루토늄 생산량을 10배 더 늘릴 수 있는 50MW 원자로의 전면적 공사 재개는 기술적 어려움들이 속도를 늦추고 있다. 북한은 1994년 완공 1~2년을 앞둔 50MW 원자로를 동결했는데 2004년 1월 공사현장을 봤을때 원자로의 외관은 수리상태가 좋지 않았다. 동결 이후 손을 대지 않은 듯 했다. 이어 2005년 8월 방북했을때 리영섭 소장은 "우리는 (원자로 건설 재개) 계획안을 완성했다. 결론은 원래의 이 자리에 원래의 장치들을 중심으로 공사를 계속한다는 것이다. 원자로 건설에 복귀할 준비가 다 되었다"고 말했다. 이번 방문에서 우리는 실제적으로 별달리 이뤄진게 없으며 기술적 어려움에 부닥쳤다는 말을 들었다. 이에대해 리 소장은 "우리는 현재 부분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장비들을 원래 상태로 복구하는 노력, 즉 예를들어 쇠의 녹을 제거하는 작업 등을 하고 있다. 문제는 이 원자로 자체에 있는게 아니고 (관련된) 다른 공장과 시설의 복구 및 준비에 있다"고 말했다. 완전 재가동 시점에 대해 리 소장은 "스케줄을 만들어 고위층에 보냈는데 아직 지시를 받지 못했다. 곧 지시가 내려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기술적 어려움들은 이 원자로의 완공 및 플루토늄 생산을 최소한 몇 년 이후의 일로 만들 것으로 보인다. 한편 태천에 있는 200MW급 원자로는 1994년 동결 이후 아무 변화가 없어 보였는데 리 소장은 "50MW 원자로를 먼저 손대고 그 다음에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북한 외무성 관리는 "9·15공동성명의 합의를 완수하기 위해 우리는 핵활동을 중단해야한다. 활동중단과 핵시설 철거 사이의 기간에 다른 당사자들이 해야할 일은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다. 북한은 핵무기 생산과 실험, 이전을 검증가능한 방법으로 중단해야 하며 미국도 역시 검증가능한 방법으로 행동을 취해야한다"고 말했다.

▽제재와 경제 상황(로버트 칼린 전 미 국무부 정보조사국 동북아 팀장 등의 설명)=평양 거리는 정상적이었으며 특별한 압박을 받는다는 분위기를 찾아볼 수 없었다. 거리와 시장은 사람과 자동차들로 붐비고, 전에 없던 오토바이까지 등장했다. 건설 크레인과 새로 페인트칠을 한 빌딩들, 좋아진 옷차림, 야채를 나르는 트럭 등이 눈에 띄었다. 중국의 신뢰도 있는 당 소속 관리는 "중국은 북한에 대한 석유공급을 끊지 않았다. 앞으로도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관리들은 그 이유에 대해 "북한은 쇠나 철과 같은 체제여서 압박을 가할 수록 단단해질 뿐이며, 과거 중국이 핵무기를 개발할 때도 북한처럼 소련으로부터 엄청난 압박을 받았다"는 점을 들었다.

북한의 핵 프로그램 현황 평가

▽플루토늄 보유량 = 40~50Kg (핵폭탄 6~8개 제조 가능)

▽연료봉 분리 현황

* 1단계= 1994년 이후 보관 중이던 8000개 2003년 재처리

* 2단계= 2003년 새 연료봉 장착해 2005년 재처리

* 3단계= 2005년 6월 새 연료봉 장착~현재("내년 재처리 계획")

워싱턴=이기홍특파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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