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말 관리할 ‘대통령 안보라인’

  • 입력 2006년 11월 2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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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개각 유감”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왼쪽)이 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 의장은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가 최근 개성공단 사업 등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표명한 것과 관련해 “우리 국민의 자존심을 훼손하는 일”이라고 말했다(왼쪽 사진). 한나라당도 이날 국회에서 최고중진연석회의를 열었다. 강재섭 대표(왼쪽)는 “북한의 6자회담 복귀는 핵 폐기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1일 개각 발표에 대해 한나라당은 “노무현 대통령의 오기, 독선 인사의 전형”이라고 강력히 비난했다. 여당인 열린우리당은 겉으로는 ‘무난한 인사’라고 했지만 “또다시 당을 무시한 인사”라는 비판이 나왔다. 김경제  기자
여야 “개각 유감”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왼쪽)이 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 의장은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가 최근 개성공단 사업 등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표명한 것과 관련해 “우리 국민의 자존심을 훼손하는 일”이라고 말했다(왼쪽 사진). 한나라당도 이날 국회에서 최고중진연석회의를 열었다. 강재섭 대표(왼쪽)는 “북한의 6자회담 복귀는 핵 폐기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1일 개각 발표에 대해 한나라당은 “노무현 대통령의 오기, 독선 인사의 전형”이라고 강력히 비난했다. 여당인 열린우리당은 겉으로는 ‘무난한 인사’라고 했지만 “또다시 당을 무시한 인사”라는 비판이 나왔다. 김경제 기자
■ 11·1 개각 들여다보니

‘11·1 개각’은 노무현 대통령의 임기 말 외교안보 현안을 안정적으로 관리한다는 데 역점을 두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박남춘 대통령인사수석비서관은 1일 “외교안보 정책을 일관되게 마무리하기 위해 업무의 연속성이 있고 능력을 갖춘 사람들을 발탁했다”고 설명했다. 송민순 대통령통일외교안보정책실장을 외교통상부 장관으로, 김만복 국가정보원 제1차장을 국정원장으로, 김장수 육군참모총장을 국방부 장관으로 전보 또는 승진시킨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이번 인사가 ‘외교안보 분야의 안정적 관리’보다는 ‘대통령의 레임덕(임기 말 권력누수) 방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권안보’에 신경쓰다보니 철저하게 입맛에 맞는 ‘코드인사’를 강행했다는 해석이다.

‘북한 핵실험으로 인한 위기상황을 관리할, 국가를 생각하는 개각이 필요하다’는 요구를 했던 여당인 열린우리당에서까지 불만이 터져 나올 정도다. 실패로 귀결되고 있는 ‘자주 외교’의 명분을 붙잡고 가기 위해 무리수를 뒀다는 비판과 함께 외교안보 정책에 대한 국제 신인도가 더 떨어질 것이라는 비관론이 나온다.

김만복 국정원장 내정자는 지난해 불법 감청 문제가 터졌을 때 국정원의 ‘과거’를 고백하고 전면 수사하자고 주장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것이 국정원 내에서는 “결과적으로 국정원을 대북 감청도 못하는 반신불수로 만들었다”는 불만을 사고 있다. 그가 부산 출신으로 노 대통령의 각별한 신임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국정원의 정치적 중립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거나 간첩단 의혹 수사 등과 관련한 여권의 압력에 취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재정 통일부 장관 내정자는 2002년 대선 당시 한화그룹에서 채권 10억 원을 받아 노무현 후보 측에 전달한 사건으로 유죄판결을 받은 바 있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을 지냈으나 통일·남북관계에 대한 정책 경험이 부족해 정권의 입맛에 맞는 대북정책을 따라가는 데 그칠 것이라는 비판론이 제기된다.

송민순 외교부 장관 내정자는 이종석 통일부 장관이 맡고 있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장을 맡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올 만큼 노 대통령의 신임이 두텁고 ‘코드’도 맞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는 북한 핵실험 사태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는 또 미국과의 관계도 원만하지 못하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 관계자는 “송민순 실장이 파워를 쥐든, 노 대통령이 외교안보 친정(親政)을 하든 이런 외교안보 진용을 갖고는 북한 핵실험 후유증 및 6자회담 재개 상황을 관리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정연욱 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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