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BDA 동결 후에도 달러위조 시도

  • 입력 2006년 10월 27일 02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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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마카오 소재 방코델타아시아(BDA)은행에 예치한 2400만 달러가 동결되면서 이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이후에도 달러화 위조를 위한 첨단인쇄용품을 계속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형사기구(인터폴)는 이런 이유에서 올 6월 각국 경찰에 북한산 위조지폐(슈퍼노트)의 정보를 전달하고 달러 위조를 막기 위해 ‘오렌지 경보’를 국제사회에 발령했다.

미국 국토안보부 산하 비밀검찰국은 이날 발표한 ‘해외 달러 위조 및 사용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러나 보고서는 북한이 계속 구입한 인쇄용품이 무엇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미국 정부는 북한의 달러 위조 자체와 위조 달러, 마약, 가짜 담배, 미사일 등을 불법거래해 얻은 수익을 돈세탁한 은행 조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달러 위조=미 당국은 “북한 정부가 개입해 달러를 위조했다”는 확신을 오래 전부터 품고 있었다. 지난해에는 위조달러의 해외 유통을 맡았던 대만의 폭력조직원 수십 명을 미 뉴저지 주에서 체포할 때 북한인 1, 2명도 검거했다. 미 정부 관계자는 올 7월 말 인터뷰에서 “당시 체포된 북한인은 수사에 협조해 형사처벌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말한 바 있다. 북한은 달러 이외에 일본 엔, 중국 위안, 태국 밧화 위조 혐의도 받고 있다. ▽조사 진행 상황=지난해 9월 BDA은행이 ‘돈세탁 우선 우려’ 기관으로 지정되면서 북한을 겨냥한 금융압박이 시작됐다. 마약, 가짜 담배를 판 대금이 이 은행에 예치된 뒤 돈세탁을 거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통치자금으로 쓰인다고 미국은 판단했다.

이에 북한은 “제재의 모자를 쓰고 6자회담에 나올 수 없다”며 핵협상을 거부했다. 미국의 관심은 BDA은행 자금 흐름 조사와 BDA은행에 연결된 전 세계 대량살상무기(WMD) 거래망 파악 등 두 가지로 구분된다. 국무부 관계자는 최근 본보에 “BDA은행 조사가 거의 끝났다”고 말했다. 북한과의 협상 시기를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무부가 수사 진행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의미다.

워싱턴=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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