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건 “민생법안 희생시키면서 사학법 재개정 막을건가”

  • 입력 2006년 9월 1일 02시 59분


코멘트
열린우리당 유재건(사진) 의원은 31일 개신교 비정부기구(NGO)인 ‘기독교사회책임’ 초청 조찬간담회에 이어 국회에서 기자와 별도로 만난 자리에서도 사립학교법 재개정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유 의원의 이 같은 사학법 소신 발언은 최근 안영근 의원이 비슷한 취지의 말을 한 데 이어 나온 것으로 단순히 개인의 의견 표시 수준을 넘어 여권 내에서 일정한 공명을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

노무현 대통령도 여당이 사학법을 양보하는 대신 야당으로부터 민생법안 처리 협조를 받아내는 방식의 상생정치를 주문한 일이 있다.

9월 정기국회에서 각종 민생법안을 처리하기 위해서도 사학법 재개정이 불가피하다는 게 유 의원의 설명이기도 하다. 다음은 유 의원과의 일문일답.

―사학법을 재개정해야 하는 이유는….

“이제 사학이 많이 바뀌고 있다. 사학법 파동이 사학을 깨끗이 하는 데 큰 도움을 준 만큼 타협할 때가 됐다. 사학법에 대해 재개정을 요구하는 국민 여론이 많아졌다. 사학법 때문에 다른 민생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는 것은 정말 답답한 일이다. 결국 손해는 국민이 본다. 열린우리당이 누구를 위해 존재하나. 여론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아직까지 열린우리당 공식 방침은 ‘현행법 유지’다. 개정 사학법 사수를 외치는 의원들도 많은데….

“여기서 사학법 의지를 꺾으면 대가 약하다고 하는데 사실 우리나라는 대가 강한 사람만 정치하는 것이 문제다. 내가 오늘 이야기하면 당내에서 섭섭하다는 이야기가 나올 테지만 내 개인 의견은 그렇다.”

―교육인적자원부의 3불 정책(대입 본고사, 기여입학제, 고교등급제 금지) 중 하나인 기여입학제에 대해 찬성 입장을 밝혔는데….

“정부의 간섭이 적을수록 사학에 좋다. 교육부 장관이 없는 지금 교육정책이 더 잘된다고 할 정도로 교육부에 대한 불신이 심각하다. 3불 정책 중 기여입학제는 사학을 육성하는 데 매우 중요한 동력이다. 학교에서 기여 받은 돈으로 등록금 낼 형편이 안 되는 이들을 훌륭한 지도자로 키울 수 있다.”

―사학법을 재개정한다면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는가.

“그동안 사학 비리가 많았고 정부의 감시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학교의 주체를 ‘학생’이 아닌 ‘설립자’로 보는 일부 사학 운영자도 있다. 이런 사학 비리를 막으면서 사학의 자율성도 존중하도록 타협점을 찾으면 된다. 궁극적으로 ‘대우받는 사학’을 만들도록 정부와 사학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

―사학법 재개정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일 것인가.

“올 1월 임시 당의장 시절 (사학법을) 손대서라도 민생법안을 처리하자고 했는데 당내 반발 때문에 못했다. 이제 사학법을 손질할 분위기가 무르익은 것이 아닌가 싶다. 당내에서도 저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계신 분이 여럿 있다. 비상대책위원회와 저녁 세미나 등을 통해 당 지도부에 사학법 재개정 목소리를 전달하겠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