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채널 밖서 뛰는 ‘외교가 윤활유’

  • 입력 2006년 6월 30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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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평화 체제가 마련돼도 ‘항구적 평화 체제(Permanent peace regime)’라는 말 자체가 위험하다. 이후 북이 붕괴할 경우 (주한 미군 주둔 등의 문제가 얽혀 있는) 한국 정부 스스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말 아닌가….”(미국 측 참석자)

“6자회담 수석대표의 수준을 현 차관보급에서 더 고위급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한국 측 참석자)

27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 3층 라일락 홀.

외교안보연구원과 미 윌리엄앤드메리대가 비공개로 공동 주최한 이날 한미 전략 포럼은 양측 관계자들의 열띤 토론으로 뜨거웠다. 과거 한미 전문가들이 양국 현안을 놓고 토론하는 자리는 있었지만 정기적인 ‘한미 전략 포럼’을 출범시킨 것은 이번이 처음.

이날 참석자는 조중표 외교안보연구원장, 윤영관 전 외교통상부 장관(현 서울대 교수), 미셀 리스 전 국무부 정책실장(현 윌리엄앤드메리대 부총장), 프랭크 자누지 미 상원 외교위원회 전문위원 등 총 14명의 한미 외교전문가들.

포럼에서 나온 내용들은 한미 정부 관계자들에게 정책 제안 형식으로 전달될 예정이다.

포럼은 1년에 한두 차례의 정례 회동을 가질 예정이어서 일종의 ‘트랙 1.5’ 형식의 한미 간 채널로 활용될 전망이다.

이처럼 정부 간 공식 협상채널 밖에서 토론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한미 간 비공식 회동(일명 트랙 투·Track Two·전직 관료들이 포함돼 있을 경우는 트랙 1.5)은 민감한 현안이 생길 때마다 외교가의 윤활유 역할을 해 왔다.

2005년 초 미대사관 관계자 및 국내 언론인, 한미 싱크탱크 관계자들이 모여 만든 ‘한미 토론 그룹’도 또 다른 사례. 이들은 한 달에 한 번 정도 모여 북핵 문제 및 한미 동맹의 현 주소 등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해 왔으나 북핵 문제가 교착상태에 빠지고 일부 멤버들이 워싱턴으로 귀환하면서 요즘은 활동이 뜸해졌다.

이 밖에도 한반도 문제를 비롯해 문화, 예술 분야 등에 대한 폭넓은 의견을 교환하는 비공식 월례 모임 아린(我隣)클럽은 7월로 모임 100회를 맞는다.

아린은 한미 간 문제만을 다루는 ‘트랙 투’는 아니지만 비영리 사단법인인 국가경영전략연구원이 운영하는 모임이다. 1994년 설립 이후 한국과 관련한 국제문제에 대해 전문가들의 강연을 듣는 등 주한 외교관들의 대표적 모임으로 자리 매김 해 왔다.

김정안 기자 cre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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