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사학법 등 민감 사안… 盧대통령 “다음 기회에…”

  • 입력 2006년 6월 14일 03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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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왼쪽)은 13일 주요 대학 총장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간담회를 열고 교육정책에 대한 협조를 당부했다. 노 대통령이 정운찬 서울대 총장(오른쪽)과 반갑게 악수하고 있다. 가운데는 이현청 호남대 총장. 청와대사진기자단
노무현 대통령(왼쪽)은 13일 주요 대학 총장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간담회를 열고 교육정책에 대한 협조를 당부했다. 노 대통령이 정운찬 서울대 총장(오른쪽)과 반갑게 악수하고 있다. 가운데는 이현청 호남대 총장. 청와대사진기자단
노무현 대통령은 13일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27개 대학 총장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열고 2008학년도 대학입학제도가 정착될 수 있도록 대학이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자리에서 노 대통령은 “국가 교육정책과 애로에 대해 이해와 관심을 갖고 협력해 준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정부가 대학을 도와준 것도 별로 없지만 여러분의 의견을 듣고 정책에 반영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새 대입제도 취지에 부합하는 전형계획을 대학이 수립하는 것은 중등교육 정상화뿐 아니라 대학경쟁력 강화 차원에서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대학입시에서 완전한 자율을 보장하지 못하는 것은 공교육의 중요성 때문”이라며 “현재 중등교육은 입시에서 자유롭지만 (만약) 고교가 차등화되면 공교육 유지가 어려워지는 만큼 학교 간 편차가 다소 있고, 내신의 신뢰도가 떨어져도 공교육을 포기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계층 이동의 핵심은 교육인데 대학이 이 부분에 신경을 써줬으면 좋겠다”며 “고교 교사의 가르침과 평가를 신뢰하지 못하고 대학의 입시사정 자료로 활용되지 못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날 대학총장들은 대학 운영의 어려움을 토로하며 정부 지원을 요구했으나 2008학년도 대입이나 자율화 같은 민감한 주제는 꺼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운찬 서울대 총장은 “우리나라 대학이 전반적으로 과소평가되고 있는데 사회적 인식이 좋아졌으면 좋겠다”며 “정부도 대학을 진정으로 사랑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노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서울대의 통합교과형 논술 계획을 놓고 본고사 논란이 일자 “논술고사를 본고사처럼 보겠다는 게 가장 나쁜 뉴스”라고 말한 적이 있고 열린우리당 최재성 의원은 “서울대를 초동 진압해야 한다”고 공격하기도 했다.

한 대학 총장은 “1950, 60년대 대학과 달리 요즘 대학은 열심히 하고 있으니 정부도 믿고 신뢰해 달라”고 말했다.

서울의 한 사립대 총장이 개정 사립학교법에 대한 견해를 물었으나 노 대통령은 “그 얘기는 일단 시작하면 실타래처럼 계속 풀어 나가야 하니 이 자리에서는 피했으면 좋겠다”며 언급을 삼갔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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